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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한 컷

가슴이 없다

by 이성근 2017. 11. 11.


늦은밤 퇴근길 막내를 생각해 24시 편의점에 구운 계란과 과자를 사서 나오다 마주한 장면, 전신주 하나에 무수히 많은 용도의 전선이 어딘가로 연결되고 있다.  문득 사람과 사람의 관계망을 생각해 본다. Handphone , 휴대전화(Cell Phone), 모바일 폰(mobile phone) 등의 이름에서 작은 컴퓨터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smartphone)으로 진화 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는 유선전화 시절의 그들이 아닌 듯하다.  

며칠째 꽂혀 있는 302호의 우편물, 마주쳐도 결코 반갑지 않는, 주민들도  외면하는  인간이 살기는 하지만 그 집의 가족 구성이 모자 지간 뿐인, 그러니까 늙은노모가 약간 정신적 이상이 있는 중년의 아들을 먹여 살리는 집인데, 무슨 일이 있는지  잠시 궁금했다. 하지만 그 궁금증은 오래 가지 않았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베란다 화분들 중에 활엽수 목본의 어린 나무들, 갈참나무며 자귀나무는 이제 거의 잎을 다 떨군 상태다.  상록의 식물 외 한동안 푸른잎을 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시나브로 뿌리 내린 식물체 하나를 뽑을까 말까 망설이다 당분간 그냥두기로 결정했다.  흔히들 잡초로 부르는 이 식물을  한동안 지켜보기로 한 것은 겨울 눈요기 때문이다. 



BeboValdesyElCigala-lagrimasnegras.mp3 (4720kb)

노래출처: 다음 블로그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