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들어 문현동 사거리에 변화가 생겼다.
베란다에서 내다 보면 조망 하나는 괜찮았다.
하지만 삼성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부터 주변의 경관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단히 불쾌하고 못마땅한 노릇이었다.
아침과 저녘으로 마주하던 일상의 풍경이 사라진 것이다.
원래 작은 언덕이 하나 있었다. 주로 인근 주민들이 텃밭으로 이용했던 땅이다.
봄이면 일제히 꽃을 피워 올린 아카시로 하여 달착지근한 꽃내음이 바람에 실려 오곤했다.
그리고 뒷배경으로 수정산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었는데 이제는 아파트 동 사이로 얼핏 보일뿐이다.
그것도 청명한 날에만 기대할 수 있는 장면이지만, 어쩌다 이 도시가 이렇게나 흉물스럽게 변해가는지 ...
하긴 삼성 아파트는 시작에 불과했다.
문현동 사거리를 양 옆에 두고 고층건물들이 마치 키재기라도 하듯 경쟁적으로 들어섰고
이같은 건물들이 하나씩 들어설 때 마다 마치 누군가 나의 창을 억지로 닫아버리는 상황이 되었다.
한편 이들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부터 인근 마을은 오후 3~4시만 되어도 아파트 그늘 아래 갇혀버린다.
어처구니 없다.
올려진 사진들은 지난 6년간 어떻게 문현동 사거리가 볼품없게 변했는지를 기록한 일지다.
04.6.3 변화의 시작은 보다 앞서 이 동네 언덕을 밀어버리고 들어선 삼성아파트 이다.
시티프라자와 삼성아파트 사이의 간격이 좁혀지기 시작하는 때로서 이때만 하더라도 괜찮았다.
2004.10.22
고층 크레인들이 곳곳에 보이기 시작한다.
2005.1.16
그리고 점차 벽돌을 쌓아 올리듯 일대의 변화가 눈으로 확인되고 있다
마치 누가 먼저 올리나 시합이라도 벌이는 경기장이 된 듯
05.8.15
2005.9.2
2005.12.8
2006.2.5
2006.7.30
2006.8.5
2006.8.13
2006.11.23
2007.5.8
2007.12.7
2008.1.1
혹자는 이 장면을 보고 아름답다고들 한다. 하긴 어떻게 보느냐 일 것이다.
하지만 저렇게 지어 놓고 분양도 안된 채 공간만 차지하고 경관을 망치면서 독점하는 희안한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2008.3.3 황사
2008.8.1
2006.8.9
2008.8.16
2008.10.26
2009.1.17
2009.2.4
2009.3.14
10.3.10
10.4.1 안개가 자욱한 날이었다. 거짓말처럼 고층아파트들이 사라졌다. 아주 일시적이었지만 흡족한 밤이었다.
11.12.5
12.9.10 마을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갑자기 빌라와 원룸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또 다른 낭패감이랄까?
12.9.23
2014.12.23
15.2.1
15.6.14
노래출처: 다음 블로그 홍이 아뜨리에
Old Fashioned Love Song -Three Dog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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