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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EBS 책밖의 역사

평균 투표율 86%, 스웨덴의 Almedalen week

by 이성근 2022. 2. 16.

스웨덴에서는 매년 정치인과 언론인, 사회단체와 시민이 참여하는 정치 축제,‘알메달렌 위크가 열린다

 

[리포트]스웨덴의 작은 섬 고틀란드 매년 7월이 되면 이곳에서 알메달렌 위크가 열립니다.

알메달렌은 고틀란드에 있는 광장 이름인데요. ‘알메달렌 위크는 이 광장을 중심으로 열리는 정치 박람회입니다.

 

정치인과 언론인, 노동조합과 사회단체는 물론이고 시민들도 누구나 무료로 참여가 가능합니다. ‘알메달렌 위크에서는 3천 개가 넘는 다양한 주제로 토론과 세미나가 열립니다.

그리고 스웨덴의 정당들은 정책과 비전을 설명하는데요,

 

그들의 말에 시민들은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의견을 전달합니다.

정당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의견을 정책에 구체적으로 반영하죠.

 

이 날 스웨덴 총리 스테판 뢰프벤의 정견발표가 있었습니다.

스테판 뢰프벤 / 스웨덴 총리

범죄율과 치안, 노동과 사회, 학교 성적, 인구밀도, 복지 면에서도 지역 간 차이가 확연합니다. 이런 현상을 해결하는 것이 정치인의 과제입니다.”

발표가 끝난 후 총리는 기자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합니다.

 

아이의 질문에도 마찬가지죠.

피에르 카삼 / 13어린이들이 (TV와 컴퓨터) 화면 앞에 있어도 되는 적절한 시간이 하루에 몇 시간 정도라고 생각하시나요?”

 

스테판 뢰프벤 / 스웨덴 총리

글쎄요, 그건 총리가 이야기할 문제는 아니라고 보지만 그래도 아이와 부모가 적절한 시간을 함께 얘기해야겠죠.”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시민의 권리와 의무 그리고 소통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웁니다.

 

마야 리스트롬 / 15많은 노인과 어린이는 신용카드를 쓸 수 없으므로 (현금을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신용카드 말고 현금을 쓰면 돈의 가치를 어려서부터 배울 수 있어요. 그리고 신용카드를 쓰면 개인 정보를 도용당하기 쉽죠. 그래서 현금 사용이 좋다고 생각해요.”

 

 

휴가를 여기에서 보내는 가족들도 많습니다.

왜 딸을 데리고 오셨어요?”

파울라 / 알메달렌 위크 방문객

이 아이에게 보여주려고요. 이 아이의 미래니까요. 자기 나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야죠. 자신의 미래니까요.”

정치에 대한 관심은 높은 투표율로 이어집니다.

 

스웨덴의 평균 투표율은 86%, 정당에 가입하기 시작하는 나이는 열두 살입니다.

알메달렌 위크의 시작은 1968, 스웨덴 국민들이 가장 사랑했던 정치인 올로프 팔메전 총리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는 매년 고틀란드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주민들과 정치적 토론을 즐겼습니다.

 

모든 사람이 정치인이다. 누구든 자기 생각을 전하고 움직이면 사회를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올로프 팔메 (스웨덴 26대 총리)

 

이러한 올로프 팔메의 정신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알메달렌 위크를 중심으로 민주적인 소통과 토론을 통해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려 노력하는 스웨덴.

 

이곳에서 정치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고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기는 일상의 축제였습니다

전하연 작가ebsnews@ebs.co.kr / EBS NEWS 16.11.22

 

"정치의 재발견

https://www.youtube.com/watch?v=zQyjYNDfSTw 

2016. 11. 15.중앙선거관리위원회

 

최우림 4개월 전(수정됨)

저희 학교 정치외교동아리에서 시청했습니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열린 정치를 할 수 있는 이유가 학생때부터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받았기 때문이라고 이 영상에서 말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시민단체에서 함께 집회에 참여하여 학생대표로 3분의 연설을 해달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학교와 의논하고 결국 포기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청소년의 집회와 정치참여에 매우 보수적인 것 같습니다. 아시아의 민주주의는 이번에 우리나라가 완벽한 민주주의(개인적 기준 아님, EIU기준)로 다시 올라선 것을 제외하면 매우 열악합니다. 우리 아시아가 열린 정치로 가기 위해서 청소년 교육이 꼭 필요할 것입니다.

 

Heebeom Bang 5년 전

모든 학교에서도 시청 할 수 있게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학교뿐만 아니라 기업, 공공기관, 국회, 정부 일선에서 볼 수 있도록...민주주의가 뭔지 기본부터 배워야 합니다. 세자리 조회수로 묻히긴 정말 아까운 자료네요..ㅠㅠ

 

심상정 2년 전

우리는 언제 좀 저렇게 되나 진짜.. 선진 정치로 가는 길이 참 더디다...

 

[지방정부, 숙의민주주의시대 열다] (4) 스웨덴 알메달렌 정치박람회

나이, 성별, 지역, 이념 넘어 즐기는 스웨덴 정치축제

스웨덴의 정치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백팩을 메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국회에 등원하고 개인 보좌관 없이 직접 업무를 처리하는 정치인의 모습이다. 청렴함과 탈권위로 대표되는 스웨덴 정치인들은 이뿐 아니라 활발한 입법활동과 성숙한 토론문화로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스웨덴의 정치문화 속에 우리 사회가 주목할 만한 공론화 모델이 50년째 운영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하며 생각을 나누고 누구나 원하는 의제로 열린 토론을 할 수 있는 알메달렌 정치박람회’(Almedalen week). ‘알메달렌 정치박람회가 열리는 스웨덴 고틀란드를 찾아 프로그램 리더인 미아 스투레(Mia Stuhre)’로부터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의 기원과 작동원리, 스웨덴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 등에 대해 들어봤다.

알메달렌 사무국에서 프로젝트 리더인 미아 스투레(왼쪽)와 중앙당 지역정당 대표로 일하는 에바 알린이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알레달렌 정치박람회의 역사= 알메달렌 정치박람회는 매년 6~78일간 스웨덴 내 모든 정당과 정치인, 각계각층 인사, 시민단체와 비영리단체, 언론, 기업, 일반 시민이 스웨덴의 섬 고틀란드 비스뷔 알메달렌 공원에 스스로 모여 자유주제로 연설하고 토론하는 행사다.

 

스웨덴 내 8개 정당은 유권자들에게 저마다의 정책과 비전을 알리고 지지를 호소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갖는다.

 

이 자리를 통해 스웨덴 국가적, 정치적, 사회적 이슈가 논의되기도 하고 의견수렴이 이뤄지기도 한다. 또 다양한 성격의 단체와 개인이 참여해 각 분야의 각종 이슈를 주제로 의견을 나눔으로써 갈등을 해소하거나 더 나은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공론화의 장이 펼쳐진다.

 

스웨덴 총리를 두 번 지낸 사회민주당 올로프 팔메(Olof Palme)가 지난 1968년 고틀란드 알메달렌에서 자유 연설한 것이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의 기원이다. 그는 섬머하우스(여름별장)가 있는 고틀란드에서 휴가를 보내며 이곳저곳에서 자유 연설을 했다. 특별한 형식이나 방법 없이 이뤄진 그의 연설은 점차 많은 관심을 받았고 그를 알리는데 역할했다. 팔메는 사회민주당 당수가 되고 정부에 입각한 후에도 매년 알메달렌에서의 연설을 이어갔다.

 

팔메의 연설이 사람들의 주목을 끌자 타 정당 정치인들도 알메달렌으로 찾아와 연설에 가세했다. 이들은 연설을 통해 저마다 정당의 이념과 활동상을 소개하며 지지를 호소하거나 정치적 사안으로 논쟁을 펼치기도 했다. 1970년대부터 사회민주당 외 스웨덴의 다른 정당도 알메달렌에서의 자유 연설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1982년부터는 8개 정당이 모두 함께했다.

 

이후 정당뿐 아니라 시민단체, 비영리단체, 이익단체, 언론, 노동자, 학생 등 참여 범위가 확대됐고 1994년 알메달렌 주간(Almedalen week)이라는 이름으로 공식화, 조직화됐으며 2019,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 운영= 알메달렌 정치박람회는 스웨덴 8개 정당의 고틀란드 지역당이 주최하고, 고틀란드 주정부가 주관한다. 지역당이 조직위원회를 구성, 행사를 조직해 중앙당을 비롯해 전국 당원을 초대한다. 고틀란드 주정부는 행사가 열리는 공간과 교통, 보안, 안전, 청소, 전체 프로그램 일정 조정 및 관리 등을 책임진다. 하지만 행사가 열리는 기반을 제공, 관리할 뿐 어떤 제재나 간섭은 하지 않는다.

 

올라프 팔메 전 스웨덴 총리가 지난 1982년 스웨덴 고틀란드 알메달렌공원에서 연설하는 모습./알메달렌사무국/올라프 팔메 전 스웨덴 총리가 지난 1982년 스웨덴 고틀란드 알메달렌공원에서 연설하는 모습./알메달렌사무국/

지난 7월 스웨덴 고틀란드에서 열린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에서 연설을 듣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알메달렌 사무국/지난 7월 스웨덴 고틀란드에서 열린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에서 연설을 듣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알메달렌 사무국/

행사가 열리는 8일 동안 8개 정당은 의석 수나 당의 세력과 상관없이 순서대로 같은 시간을 할당받아 연설한다. 올해 행사에서는 녹색당, 보수당, 좌파당, 자유당, 중앙당, 사회민주당, 기독민주당, 스웨덴민주당 순으로 연설했다.

 

이 자리에서는 정당 대표나 당원이 연설한다. 이들은 정치적 활동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현안에 대한 입장이나 대안을 발표한다. 또한 당의 미래비전과 계획을 시민과 유권자들에게 알린다. 이 과정에서 정해진 틀이나 규칙 없이 자유롭게 타 정당·지역 정치인, 시민, 유권자와 소통한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 사무국에서 일하는 정당 대표자들은 특정기간에 많은, 다양한 사람과 만나 정치를 비롯한 이슈를 놓고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의 중요성과 우수성으로 꼽았다.

 

중앙당 소속인 에바 알린(Eva Ahlin)짧은 시간에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정당에서 일하는 입장으로서는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보통의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그들과 소통하고 설득하고, 선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자유당 소속 클래스 나이셀(Claes Nysell)알메달렌에서 펼쳐지는 정치적 토론은 언젠가 우리가 정책을 만들고 사람들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를 참고하는 힌트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알메달렌 위크 기간에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단체, 노동자단체 등 다양한 비영리단체와 학생, 일반시민, 기업 등이 알메달렌 공원, 카페, 학교, 거리 등 고틀란드 곳곳에 저마다 소통의 장을 열고 스스로 정한 의제를 놓고 토론한다.

 

주최나 주관이 정하는 행사의 테마는 없고 정치, 사회, 환경, 교육, 건축, 민주주의 등 36가지의 범위만 나뉘어져 있다.

 

지난 630일부터 77일까지 열린 올해 행사에는 8개 정당과 1650개 단체가 참여했다. 행사 기간 중 연설 청취자는 11500, 각 단체 이벤트에 참여한 사람은 42000명가량, 고틀란드를 방문한 사람은 10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9550개 단체가 참여했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는 고틀란드를 찾아오는 사람 뿐만 아니라 스웨덴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로 이름나 있다. 행사에 언론이 직접 참여하기도 하지만 전 일정이 언론을 통해 스웨덴 전국에 생중계되기 때문에 전국민적 관심을 받고 국민들도 알메달렌에 애정을 갖고 있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에서 배울 점= 프로그램 리더인 미아 스투레는 알메달렌 정치박람회가 스웨덴 사회의 현재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고 표현했다. 정치·사회·경제·문화예술·환경적 문제나 이슈에 대한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소통을 끌어내고 제한없이 접근 가능한 정보와 열린 토론의 장을 통해 공론화와 숙의, 민주주의 등이 실현된다는 점이 바로 알메달렌 정치박람회가 주목받는 이유다.

 

스웨덴 사람들은 행사에 직접 참여하거나 고틀란드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생중계나 보도를 통해 스웨덴의 시대적 이슈를 접하고 이에 대해 함께 숙의하고 자신의 의견을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또한 생활 속에서 공론화와 숙의민주주의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미아는 지난해 스웨덴 말뫼에서 다른 2개의 교육 관련 단체가 알메달렌에 왔는데 같은 고민을 나누고 의논한 뒤 말뫼로 돌아가 새로운 더 나은 단체를 만들었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1년에 51주 동안은 특정한 지역에서 특정한 사람들만 만나고 소통하지만 알메달렌 위크에는 타 지역 각계각층 사람과 새로운 소통을 할 수 있고 참여자들이 입을 모은다성과를 일일이 열거하거나 측정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민주주의 축제를 다른 지역, 다른 나라에서 좋은 모델로 여겨 따라하는 것을 보면 우리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경남신문 김희진 기자 2019-11-24

 

[지방정부, 숙의민주주의시대 열다] (3) 덴마크 시민합의회의

시민 자발성·중립성으로 이룬 덴마크식 합의

1977년 미국서 시작된 회의방식 들여와

전문가 대신 시민 참여형 모델 만들어

 

덴마크는 사회갈등을 잘 관리하는 선진국 중 하나다. 덴마크는 갈등이 예상되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시민 의견을 묻고 민주적이고 객관적 방식으로 공론화한 후 이를 정책 결정에 중요하게 반영함으로써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왔다.

 

그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덴마크의 시민합의회의(Consensus Conference)’. 600만명이 채 되지 않는 인구규모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배경에 차이가 있지만 시민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려는 정부와 국회의 강력한 의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 시민참여단 구성과 운영 과정의 객관성, 공정성, 중립성 유지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

덴마크 국회에서 열린 컨센서스 콘퍼런스의 청중들./덴마크 과학기술위원회/

 

덴마크의 시민합의회의는 국민이 정책 수립과정에 참여하도록 하고 정책 입안자에게 시민의 생각을 알리기 위한 참여형 회의로 정의된다. 1977년 미국 국립보건원이 유방암 검진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회의이지만 덴마크는 이 방식을 들여와 전문가 대신 시민을 참여시키도록 바꾸고 의학뿐 아니라 과학기술, 사회, 윤리 등 사회적 이슈로 논의 범위를 확대해 덴마크 만의 참여형 합의방식 모델을 만들었다.

 

덴마크는 1985년 과학위원회법에 근거해 이듬해 국회 산하 기술위원회(Danish Board of Technology Foundation )에 시민합의회의를 위한 조직을 만들었고 1987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됐다. 1995년에는 영구법으로 개정돼 시민합의회의의 존재와 활동이 보장받게 됐다.

덴마크 시민합의회의에 참여한 시민패널들이 첫날 저녁에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덴마크 과학기술위원회/

 

그동안 덴마크 시민합의회에서는 농업과 산업에서의 유전공학 응용, 식료품에 대한 방사능 이용, 동물에 대한 유전자조작 실험, 식품과 환경에서의 화학물질 위험성 평가, 유전자치료, 유전자변형 식품 재배 등 과학기술적인 이슈뿐 아니라 불임치료, 전자주민카드, 원격노동, 소비와 환경, 가상현실, 어업의 미래 등 사회이슈 등도 다뤘다.

 

덴마크 합의회의의 진행과정은 이렇다.

의제를 선정한다. 공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기술위원회가 의제를 선정하지만 어떤 사회이슈를 시민합의회의의 의제로 제안하는 권한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특정 이슈에 관심이 있는 이해당사자일 수 있고, 기업, 학생, 시민단체 등도 의제 제안이 가능하다.

 

의제가 정해지면 합의회의 일정을 관리하고 정보 자료 감독, 합의문 작성을 맡을 운영위원회를 구성한다.

 

이후 합의에 참여할 시민패널 참가자를 모집하는데, 이때 표본으로 추출된 2000명가량의 시민들은 자기소개서와 합의회의에 참가하고 싶은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기술위원회는 참여희망자를 지역, 연령, 성별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검토한 후 공정성, 중립성, 객관성 등에 근거해 10~30명의 시민패널을 선발한다.

 

시민패널 구성이 끝나면 의제에 대한 정보자료가 제공된다. 시민패널들이 정보자료를 이해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쳐 의제에 대한 질문을 뽑는다.

 

이 질문을 바탕으로 전문가패널이 구성된다. 전문가패널의 범위는 과학기술, 사회과학, 윤리학, 노조, 기업, 환경단체 등 매우 다양하다. 시민패널은 정보자료에 대해 추가 토론을 하고 질문을 수정하고, 필요에 따라 더욱 적합한 전문가패널을 추가하거나 변경한다. 기술위원회가 전문가패널 선정을 마무리하면 시민패널이 작성한 질문지가 전문가패널에 전달되는데 전문가들은 답변자료를 준비하고 공개포럼’(콘퍼런스)이라 불리는 본회의 절차에 돌입한다.

 

첫날에는 전문가들이 20~30분간 각자 의견을 발표하고 시민패널과 질의·답변한다. 이튿날에는 의견차이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 시민패널이 전문가패널을 대상으로 점검한다.

 

셋째날까지 공개회의를 거친 후 시민패널은 토론 쟁점과 합의내용, 의견 불일치 부분 등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한다.

 

넷째날 전문가패널은 시민패널의 보고서를 확인하고 명백한 오류를 바로잡는 절차를 거친다. 이때 잘못된 사실관계는 바로잡을 수 있지만 의견에 대한 수정은 불가능하다. 이후 시민패널이 기자회견을 통해 보고서를 공식발표하는 것으로 시민합의회 전 과정은 마무리된다. 4일간 공개 토론, 합의과정은 언론을 통해 중계돼 일반 국민들도 접근할 수 있다.

 

이렇게 도출된 시민합의회의의 결정은 법적 효력은 없다. 하지만 국회, 정부, 국민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국회나 정부는 정책이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민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합의회의 절차를 거친 이슈나 정책, 사업 등은 더 나은 결정을 가능하게 한다는 확신, 보다 큰 정당성과 책임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국민들도 합의회의를 거치면서 이슈를 인식하고 관련 정보를 얻게 되며 나아가 사회구성원으로서 목소리를 내게 된다.

 

 

/인터뷰/ 라스 클루버 (덴마크 국회 과학기술위 디렉터)

의제 따라 적합한 합의방식 적용 중요시민패널에 충분한 정보·숙의시간 제공

 

-시민합의회의가 만들어진 덴마크의 배경은

덴마크 시민합의회의는 정부의 정책 수립과정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게 하고, 시민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정부와 국회에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이 제도를 통해 시민의 의견을 모아 민주적인 결정을 할 수 있고 정부나 국회는 의사결정을 하는데 책임을 강화하고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덴마크 시민합의회의는 어떻게 발전돼 왔나

제도 도입 후 수많은 합의회의를 개최하면서 시행착오도 거쳤고, 더 나은 방식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15가지 레벨이 있고 합의를 도출해 내기 위한 30가지 정도의 방식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이슈나 상황에 따라 적합한 합의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제에 따라 어떤 방식이 효과적인지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10여명 시민패널의 대표성은 충분한가, 시민패널 구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뭔가

우리는 12~16명 정도의 시민 패널을 운영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패널과 전문가 패널을 구분한다는 점이다. 정해진 의제의 전문가, 관련 기관 관계자, 이해관계자 등은 시민패널에서 철저히 배제한다. 의제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시민들로 패널을 구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민합의회의에 걸리는 기간이 6개월인데 정부와 국회는 이를 존중하나

그렇다. 시민 패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의제에 대해 정확하게 잘 알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지식과 정보 전달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합의를 도출하는데 3~4개월이 걸린다. 시민합의회의는 보통 6개월이 걸리는데, 정부나 국회는 시민 패널에 어떤 압박이나 재촉 없이 충분한 시간을 주고 기다린다.

 

-제도에 대한 덴마크인의 평가는?

덴마크는 인구수가 적고 대규모 정당이 정권을 오래 잡은 적이 없다는 특성이 있다. 정책 결정에 참여하고 함께 의사 결정을 하고 싶어한다. 따라서 정부나 국회, 정당의 결정은 물론 시민합의회의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제도에 대한 이의는 없고 다만 어떻게 하면 지금의 정책을 발전시킬 것인가를 원한다. 덴마크인들은 자신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경남신문 김희진 기자 likesky7@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