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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오래된 미래

주례 1동 주례2지구 재개발사업지 내 회화나무

by 이성근 2018. 12. 28.


재개발에 죽음 내몰린 500살 수호목

부산 노거수(보호수는 아니지만 보호할 가치가 있는 나무) 중 가장 오래된 500년 역사의 회화나무가 주택재개발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25일 사상구청과 주례 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등에 따르면 부산 사상구 주례 교차로 부근에 있는 회화나무에 대한 특별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내년 상반기에 베어질 운명이다.

부산 最古 주례동 회화나무

주거정비사업에 철거 위기

보호수 기준 미달 대책 없어

 

주례동 회화나무는 높이 12m에 둘레만 6.4m에 달하는 대형 노거수다. 나무의 수령은 500년 이상으로 추정되며, 부산 13개 구군별 노거수 213그루 중 수령이 파악되지 않은 기장군 일부 노거수를 제외하면 가장 수령이 오래된 나무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조상들은 잡신을 쫓고 마을을 지키는 수호목으로 여기며 예부터 나무 아래에서 각종 고사를 지내왔다.

 

사상구의 터줏대감 격인 회화나무가 잘려나가는 이유는 인근 부지에 총 998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주례 2구역 주택재개발정비 사업조합(이하 조합)에 따르면 현재 주택과 담장 등에 대한 철거 공정률이 90%인 상태로 내년 상반기 본공사를 앞두고 마무리 단계에 있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 측에서도 나무의 이식 가능성과 처리 방법을 구청과 논의해왔다철거가 내년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되는데, 처리 방법을 고민해보기 위해 나무를 지켜두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는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나무가 산림보호법에 따른 보호수로 지정되면 벌채와 같이 보호수에 손상을 입히는 행위나 토지 형질 변경 등을 할 수 없도록 하는 행위 제한을 통해 보호를 받는다. 주례동 회화나무는 지난해 3월 보호수 지정 신청을 했지만 고사 위험성과 수세 약화를 근거로 보호수 규격 미달 판정을 받고 노거수로 분류됐다. 노거수의 경우 행위 제한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아, 주례동 회화나무는 철거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주민 백기현(57) 씨는 조선시대 때부터 올해 여름까지 푸르게 잎을 피워온 터줏대감인데, 왜 보호수로 지정이 안되는지 모르겠다시 차원에서 노송을 보호해 역사를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구청 관계자는 주례동 회화나무는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 보호수로서 지정가치가 낮아 보호수로 지정되지 않았다구청 측에서 다른 대안이 있는지 방법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보호수 기준보다는 역사적 가치에 기준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환경부 소속 윤태원 환경교육전문가는 사람도 늙고 힘없는 노인이라고 방치하지 않듯이, 마찬가지로 노송도 그 지역의 산 역사를 말해준다완전히 살릴 수는 없다고 해도 생명이 다할 때까지 보호수로 지정해 보호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181226








긴급 기자회견

부산시와 사상구청은 주례2지구 500살 회화나무를 보전하라

 

한해 막바지 슬픈 소식을 접했다. 주례 교차로 부근 주례 2구역 주택재개발 사업현장 내 수령 500년의 회화나무가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2019년 사라지게 된다. 주례 1동 회화나무는 이웃한 온골마을 회회나무와 더불어 일대의 역사를 대변해왔다. 무분별한 개발과 시가의 확장으로 뿌리조차 내릴 수 없는 열악한 상황이었음에도 지역의 노거수들은 계절을 달리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주민은 노거수와 더불어 생활했다.

 

안타깝게도 직선거리 266m 열악한 환경의 두 그루의 회화나무는 재개발로 인해 생사가 갈리는 운명을 노정하고 있다. 하지만 오십 보 백보 일 따름이다. 그동안 꽤 긴 시간이 흘렀다. 다시말해 이들 노거수의 존재를 관련 기관은 알고 있었지만 등한 시 했고 방치했다.

 

예컨대 지난 2012년부터 2017년 사상구 구정백서에 따르면 지역 내 노거수의 존재와 관련 예산에 대한 언급은 눈을 씻고 찾아도 볼 수 없었다. 도시재생, 마을을 살리자며 예산을 마련하고 활동하는 등의 노력은 하였지만 정작 마을의 핵심자원인 노거수는 빠져 있었다. 부산시 역시 할 말이 없다. 부산시가 노거수의 보전과 시민인식 증진을 위해 배정한 예산은 차마 입 밖에 내기 조차부끄러울 정도다. 어찌보면 지금 주례 노거수가 처한 사항은 이미 노정되고 내장된 일인지도 모른다.

 

부산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 외 그에 육박하거나 보전되어야 할 노거수는 의외로 많다. 부산그린트러스트가 지난 5년간(2014~2018) 마을과 학교, 최근의 산지 노거수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그 수치는 상당하다. 반면 보호수라는 법적 지위를 획득하지 못한 나무는 개발과정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노거수는 단순히 나이 많고 덩치 큰 나무가 아니다. 또 주택가에 입지하여 쓰레기나 양산하는 천덕꾸러기가 아닌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지역을 살찌우는 보물임을 알아야 한다. 실제 노거수는 지역의 랜드마크이자 소속감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상징일 뿐아니라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유전자원의 보고이자 도시 생물의 피난처이자 쉼터로서 역할을 한다. 더욱이 노거수는 인공의 대척점에 있는 자연의 상징으로 인문의 시작이다.

 

만에 하나 주례 5백년 회화나무가 노정된 일정에 따라 베어져 사라진다면 이는 우리 모두의 수치로 기록될 것이며, 관련 기관의 무능을 두고두고 탓할 수 밖에 없음을 경고한다. 더는 이런 슬픈 사연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 특히 구태의연한 개발방식을 경계한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로운 것을 보전하기 위해 작금의 선진적 개발방식은 존치 디자인을 도입하여 실천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주례2지구는 그 시험대가 될 것이며 우리는 그 과정을 예의주시할 것이다. 500년 회화나무는 살아야 한다. 이에 우리는 관계 당국이 대안의 씨앗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주장 한다

 

우리의 주장

1. 부산시와 사상구청은 주례2지구 회화나무를 보전하라.

2. 부산시와 사상구청은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비롯하여 시공사 등과 대책을 마련하여 발표하라.

3. 관계 당국은 주례2지구 회화나무의 보전을 위해 주변을 공원화하라

4. 부산시는 지역내 노거수 자원의 실태를 파악하고 보전대책을 수립하라.

5. 부산시의회는 부산지역 노거수의 근원적 보전을 도모할 조례를 제정하라.

 

20181227

 

부산그린트러스트

 



“500살 수호목 주례동 회화나무 철거는 수치

속보=재개발로 철거 위기에 놓인 부산 최고령 노거수(본보 지난 26일 자 8면 보도)를 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구청과 부산시도 나무 이식 가능성 등을 두고 검토에 나섰다.

27일 오후 2시께 환경단체 부산그린트러스트와 김부민 시의원, 조병길 사상구의원은 주례1동 회화나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00년 역사 동안 사상구와 주례1동을 지켜오며 터줏대감 역할을 해온 수호목을 부산 시민들이 나서서 철거로부터 지켜내야만 한다부산 최고령 노거수인 주례1동 회화나무가 베어져 사라진다면 모두의 수치로, 관련 기관의 무능을 두고두고 탓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시의원·구의원 등

27일 기자회견서 구제 주장

부산시·사상구 대책 고민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노거수를 생기 있는 나무로 진단했다. 부산대 조경학과 김동필 교수는 노거수는 지역 정체성의 상징으로 우리 후손들이 보듬어야 할 문화재라며 회화나무의 초리(나뭇가지 끝)를 보면 확실히 생명력과 생기로움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노거수 철거 움직임에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반발하자 부산시와 사상구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상구청과 부산시는 지난 26일 회화나무 생태 조사에 나섰다. 시와 구청은 나무 고사 위험성이 높아 보이나, 이식 가능성 등을 두고 추가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시 차원에서 구청과 꾸준히 협의해 이식 가능성 등 나무를 보전할 수 있는 대책을 논의를 통해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령이 파악된 노거수 중 부산 최고령인 주례1동 회화나무는 주례동을 넘어 사상구를 지켜 왔던 수호목으로, 주례2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으로 인해 내년 본공사 착공을 앞두고 철거될 위기에 처해 있다. 현재 주례동 회화나무는 고사 가능성을 이유로 보호수로 등록되지 않아 산림보호법에 따른 철거나 토지 형질 변경 등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곽진석기자 kwak@ 181227



부산 최고령 나무 지키기 머리 맞댄다

속보=재개발정비 사업으로 부산 최고령 노거수가 사라질 위기(본보 26일 자 8면 보도)에 처하자 구청과 재개발 조합, 시공사가 나무를 보전할 수 있는 대책 마련 논의를 시작했다.

30일 사상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조합 측에 회화나무 위치와 건물 배치 도면 등 검토를 위한 자료를 요청했다. 구청은 자료를 검토한 뒤 회화나무를 철거하지 않고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대근 사상구청장은 사상구를 수백 년간 지켜온 역사적 가치를 지닌 회화나무가 철거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며 이 사안을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사상구청·조합·시공사

회화나무 보전 대책 착수

제자리 존치·이식 등 논의

 

구청이 이처럼 나무 지키기에 팔을 걷었지만, 설계변경과 이식 가능성 모두 여의치 않아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건이다. 현재 조합과 시공사 측은 회화나무의 제자리 존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회화나무가 있는 자리 밑으로 지하 210m가량 터 파기(굴착 공사)가 진행될 계획이고 그 위로는 건물이 들어서 나무를 온전히 제자리에 두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결국 현실적인 대안은 이식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큰 만큼 구청과 조합 측의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조동필 교수는 회화나무는 외관과는 다르게 여름에도 잎을 풍성하게 피우는 생명력이 강한 나무라며 회화나무를 이식한 뒤 노거수 치료법으로 동공을 채우고 영양 공급을 한다면 충분히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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