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산빛이 달라졌음을 보고 오후 늦이막이 황령산으로 향했다. 82번 버스를 타면 들머리에 도착한다. 전포고개 정류소이다. 일대는 전포1동주택조합에 의해 재개발이 진행중인 곳이다. 지난해부터 철거가 이루어지고 있다. 동선은 봉수로 42번길을 이용하거나 한블록 다음의 계단을 따라 문현동 공동묘지를 경유 한다.
계단을 오르다 보면 밤길 인도하는 태양광 충전 발광체가 일정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지만 더이상 이 길을 이용하는 사람은 없다.
주민들은 대부분 다 떠나고 소수만 머물고 있다. 대신 전에 보이지 않던 외래침입 생태교란 종 양미역취가 독립개체 또는 작은 무리가 발견되고 있다.
황령산 서사면 가장자리는 진남로를 기준으로 혹은 자락 절집을 기준으로 경계한다. 전포고개는 행정구역상 남구 문현동과 진구 전포동을 공유한다. 본격적 들머리는 공동묘지 초입에 뿌리내린 벚나무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벚나무는 황령산 전체 NO1 이다. 노거수 조사를 할때 제법 크다 싶은 벚나무가 있다하더리도 공식화 시키진 않았다. 너무 흔해서이기도 하고 빨리 자라는 속성 때문이기도 한데 이번 방문을 통해 입장을 바꾸었다. 사실 이정도 크기는 보호받아 마땅하다.
지난 겨울 측정 시 흉고 3,7m 수관폭 남북 21m 이었다. 지역 터줏대감나무로 대접받아 마땅하다. 다시말해 법적 보호대상에 들수 있다는 것이다. 하다못해 준보호수급 이라도
주변은 환삼덩굴이 세력을 넓히고 있었다.
주 등산로 남구와 진구의 경계부에 식재된 벚나무는 왕벚나무다. 도로경계부로 부터 200m 지점 샛길이 3~4개 된다.
그중 하나를 골라 가다가 올봄 개최했던 도토리 알박기 대회때 쓰고 남았던 도토리들을 부어 놓았다. 이 도토리들은 식재용이 아니라 야생동물 먹이주기용 이었다. 누군가는 포식할 것이다.
최근들어 출현 빈도가 높은 머귀나무, 산초나무랑 집안식물이다.
들머리로부터 할매당 까지는 1km남짓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 즐겨 찾음은 지난해 발견한 갈참나무 거목때문이다. 틈 날때 마다 모니터 한다.
황령산 터줏대감 나무 1호로 명명했다.( 황령산 서사면 너들겅 갈참나무 (tistory.com)
황령산 서사면 너들겅 갈참나무
칡넝쿨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다행 할매당을 관리하는 무당이 지속적으로 제어하고 있다. 이 갈참나무를 황령산 성황당으로 명명하고 지키는 일도 한다. 그리고 빌기도 한다고 했다.
조만간 이 나무를 부산시 보호수로 등록할 예정이다. 절차가 있지만 이런 나무 흔치 않다. 그럼 변화가 있을려나
갈참나무 위쪽에 있는 굴참나무 칡들이 타오르고 있다. 이미 포위 당한지 오래다.
팽나무
올때마다 느끼는 바 일대는 너들지역인데 칡과 환삼덩굴이 창궐하고 있음이다. 경관의 왜곡이자 주변식물에 위협요인이다.
일대 칡의 세력권은 약 7,800m²
식물체를 타고 올라 울鬱[답답할 울, 울창할 울]을 이룬 곳이 많다. 치명적이다.
오래전서부터 문제를 제기했지만 수용성이 없다. 부산의 산림 곳곳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원인이 없지 않다. 결국 사람의 간섭과 훼손에서 비롯된 것이고, 칡의 생태적, 생리적 특성에 따라 창궐한 것 뿐이다. 외래침입식물의 폐헤나 특정 덩굴류의 번성은 그 지역의 식물생태계가 건강하지 않다는 지표이지만 제거하지 않는 한 마땅한 방법이 없다.
그리고 최근들어 나타난 현상 중에 하나가 미국흰불나방의 등장이다. 초피나무의 잎이 누군가에게 죄다 뜯어 먹혔다. 이 계절에 저 잎을 선호하는 애벌레가 출현할 리는 없다. 이또한 이상 기후 때문이다.
어린 머귀나무에 타고 오르던 칡과 환삼덩굴을 제거했다. 하지만 조만간 또 침범당할 것이다.
폐쇠된 약수터 골짜기 바로 위가 칠공약수터다. 이 골짝 역시 칡이 번성하고 있다.
황령산 서사면 곳곳에는 당집이 많았다. 대부분 철거 되었지만 그 흔적은 아직도 남아 있다.
이 벚나무 역시 존재만 기억하고 있을 뿐 늘 스치던 나무였다.
뭔가 이 산중에 시람들로부터 존재감을 드러낼 어떤 것들에 대해 물색해왔드랬는데 이 나무에게도 그런 역할을 부여할 필요를 느꼈다. 그와 통성명하고 재어보니 3.3m ... 천연기념물 159호인 제주 봉개동 왕벚나무는 높이 15m, 밑동둘레 3.4m, 수관폭 15m, 추정 나이 200살이다. 덩치로 봐선 큰 차이가 없다. 정확한 수종에 대한 동정은 밝은날 자세히 볼 일이다. 아무튼 앞으로 먼저 손 내밀기로 했다.
하산길이다. 지척에 도시의 불빛들이 날아들고 있었다.
일대의 벚나무들을 보면 80년대 이전부터 뿌리내린 것과 이후 식재한 벚나무의 차이를 위성 지도는 말해주고 있다. 너무 흔해서 벚나무를 회피했던 이유중의 하나다.
지난 2020년10월 준공한 서면 현대 아이파크 1단지(1,862세대, 25개동, 30층)의 머리다. 서사면에 포진한 다양한 재개발 재건축사업들은 황령산에게 어떤 존재가 될까.
지자체는 입주자들의 편의를 위해 이런 체육시설을 도입할 것이고 그만큼 산은 파편화 된다.
예전 벽화마을을 허물고 들어설 문현 푸르지오 트레시엘 아파트(2027년 준공/28층) 또한 그렇다. 이 높이에 28층이라면
그리고 봉수대 정상에 들어설 봉수탑과 케이블카
허물고 잠식하고 강탈 당하면서 ...자본의 먹이감으로 내던져진 황령산
조만간 사라질 이 골목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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