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사는 이야기

경자년 11월~12월

by 이성근 2020. 12. 31.

 

11.1 아버지 생신
11.2 구포시장

새살 돋는데 이만한 거 없다고 구포시장. 9시반 까지만 장사하는 영천아짐 집으로 오게한 손들. 참지름에 소금 양념장이 전부인 이곳에서 소간 천녑으로 살을 채우다. 채우는기 그뿐이겠는가.

 

11.7 자성대 공원 공원의 친구
11.8 본가 옻닭

세상 모르게 자는데 어머니의 호출이다. 뒤이어 아버지가 다시 전화를 냈다. 거부할 수 없는 두 분의 전화 목적은 옻닭을 했으니 오라는 것이었다. 지난해 늦가을 묘사갔다가 유곡천변 이모님 댁 옻나무를 두 자루 베어다 온 이후 틈 나면 옻닭을 해드시는데 그때 마다 호출이다. 사실 가기 싫었지만 가야할 이유가 있었다. 어머니가 치매 조짐이 있어 보인다는 여동생의 전화 때문이었다. 검사 받으러 가보자는 말에 당신은 격한 거부를 보이셨고, 동생은 안되겠다 싶어 내게 싸인을 보낸 것이다. 경험상 내말은 듣는다고... 그랬다. 집에 도착하니 동생들이 와 있었고 ...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그러마 하셨다. 오늘따라 바람이 많아 분다.

11.9 인도고무나무 석가모니 깨달음의나무 보리수 나무를 만나다.

동서고가로 문현 램프 부근 진입로 바깥쪽 외벽에 낯선 식물 하나 뿌리 내렸다. 무심히 지나다 잎이 특이해서 자전거 세우고 찬찬히 살폈다. 동정을 하니 뽕나무과 보리수고무나무였다. Ficus religiosa L. 무화과처럼 생긴 열매를 단다. 허니 꽃은 볼 수 없다. 원산지 인도에서는 보통 1000년을 산다고 한다. 높이는 10~30m 까지 자라는데 불교 3대 성수 중의 하나다.

흔히 보리수 혹은 菩提樹 라 한다. 석가모니가 이 나무 아래서 도를 깨우쳤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 궁금한 것은 대관절 어디서 왔는가 이다. 현재 국내의 주요 수목원 온실에서 전시되고 있다. 월동이 안된다고 하는데 올 겨울을 어떻게 넘길지도 예의주시된다. 그나저나 나도 도를 틀려나

11.10 구포시장
취기가 있어 졸다가 1호선 종점까지

 

11.11 자성대 공원
코끼리 마늘 받다

나루공원, 공원의 친구 구근류 심기... 튤립600개와 김현숙 샘(Merci beaucoup ^^)한데 급 공수받은 코끼리마늘을 심었다. 하마 2021년 봄을 예약했다. 내년 4~5월 노랗고 보라빛 꽃물결 볼만할 것이다.

헌데 2021년 어떤 모습일까. 맺힌 마음의 고가 풀리고 평화롭기를 희망한다. 당신도

양정
음 10.2 생일 선물

조용히 보낸 음력 진짜 생일이다. 내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초도 한 자루만 밝혔다. 겸연쩍어 하는 두 아들이 생일축가를 불러주고 아내는 구두를 선물했다. 그리고 여섯살 어린 조카가 사무실로 와서 전해주고 간 선물.... 다 저녁때 어머니가 미역국은 먹었냐며 전화를 주셨다. 사실은 먼저 전화드릴려고 했는데 마감 직전의 원고를 작성하느라 그만 놓쳐 버리고 말았다. 그럼에도 "어머니 사랑합니다"라는 말 하지 못하고 건성으로 녜 녜 답했다. 나쁜 자식, 왠지 섭섭해 소주 한잔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11.17 ㅣ시민회관 박종철 합창단
11.18 카메라 수리하러 갔던 광복로 그 뒷길에서 지난 봄 떠올리다
11.19 창원 낙동강 유역청

낙동강유역청 기자회견 관련 창원 오가는 길. 강풍에 거센비 장난아니다.

평가 대행사가 지난 15년간 조사해도 없던 법정 보호종이 환경단체 공동조사에서는 포유류,조류,양서파충류 조사에서 두루 나왔건만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 환경영향평가는 왜하는가. 문제가 있어도 그. 처리와 해소에 뾰죽한 방법이 없고 과정이 지난하다고 하는 기관ᆢ사업장 성격상 관리감독 환경부를 관통해야 하나. 금정산, 양산 사송신도시 아무래도 제2. 대저대교가 될 것 같다. 암튼 바꾸어야 한다.

ㅡ그날 저녁 시청 뒤

 

11.20 에코센터 특강

낙동강 하구 에코센터 특강 갔다가 간만에 저어새를 만났다.

모두 9개체였다. 반가웠다. 아주 가까이서 보았다. 올해 하구에는 고니 개체수가 전년에 비해 급증했다. 쭉 하강 곡선을 긋다가 ... 왜 일까

한 열흘 보이지 않던 달도 만났다. 날이 찹다. 감기 조심하시기 바란다. 오늘은 이쯤에서 퇴근한다. 내일 자성대 공원의 친구, 3차 공원녹지 시민계획단 회의 등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잠을 자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꿈을 희망한다.

 

스스로에게 타이른다.

일 놔두고 술 안 마시기 ᆢ

날밤 보내고 겨우 발제문 마감

온종일 자분다.

11.21

2기 부산시민 공원녹지 계획단 3차 회의가 부산그린트러스트 교육실에서 열였다. 코로나19 때문에 전체 모일 수 있는 장소도 없거니와 작년처럼 100명을 한꺼번에 대면할 수 없어 13개 조씩 3회 시간차로 개최했다.

오늘 돋보인 분, 거주지 주변 공원 30개를 답사한 조원에 대해 운영진에서 특별상을 마련해서 드렸다. 1등이 되기만 하면 자그만치 50억원 (로또 3만원 상당)이 생기는 상이었다.

고무적인 일은 시간이 경과할 수록 갈 수록 회의가 점점 구체화 돠어 간다는 것이고 솔깃한 이이디어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시민이 새로운 공원녹지를 발굴하고 계획한다는 일은 참으로 신나는 일이지 않는가.

비록 피곤에 겨워 가끔씩 코를 골긴 했지만 더불어 기분 좋은 일이다. 퍼실과 참석자, 운영진이 노고에 감사드린다.

 

이날 오전 공원의 친구 1+1 행사가 자성대에서 있었다. 부산그린트러스트 공원의 친구 튤립 심기(600) 와 레츠고 자성대 골목정원 조성이 진시장 상인 자원봉사대와 지역 주민의 참여로 동시 다발 개최되었다. 격려 방문했던 최형욱구청장도 거들었다.

이 모든 행사는 기후위기부산산시민행동의 탄소를 흡수하는 공원가꾸기로 귀결되었다. 그러니까 13피인 셈이다.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분들이 지역주민들이다. 엄지척이었다.

피곤이 엄습하지만 만족한 현장이었다. 도시공원 가꾸고 살펴야 빛이 난다.

 

11.23

음 시월 묘사가 있는 달이다. 많게는 보름 짧게는 일주일 전부터 챙겨야 할 것 많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19로 공식 행사는 여론수렴을 통해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고문단 몇 분이 약식 인사를 올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참 잘됐어요 하는 그릅과 마지 못해 수용하는 그릅이 있다. 그 차이는 나서 자란 사람과 딴 데서 온 사람과 젊은축들

솔직히 피곤하다. 하지만 막상 가면 마음이 풀린다. 그것이 고향이다. 올해는 이래저래 고향과 멀어진다. 고향갈 일은 아니었지만 에나 옆을 스치는 때는 몇 번 있었다. 핸들을 돌려 가까이 가고 싶었다. 잠시라도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덕분에 준비하는 일에는 무리가 없게 생겼다. 다만 코로나19가 어찌될지 문제다ㆍ

11.24 어머니 치매진단 검사

어머니 모시고 치매 진단센터를 찾았다. 검사와 대면 보호자 확인 후 최종적으로 의사 진단까지 받았다. 소요시간은 4시간 남짓. 아직은 아니다 라는 말에 안도했다. 자주 찾아뵙고 연락드리면서 자신감을 심어드리라는 주문을 받았다. 걸음이 가벼워 졌다.

대신 풀어야 할 숙제는 하나 있다. 어머니에게 가해지는 직업성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시킬 것인가 이다. 실적을 요구하는 당신의 회사가 인지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현상을 계기로 어머나를 압박하는 모양이다. 대책을 고민해보리라.

그 현장은 어머니 학교이자 놀이터 였고 새끼들을 먹여 살린 삶의 터전이다. 명예로운 퇴진을 도모해본다. 아무튼 수고 많았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길 건너 편 낮달 그리고
그날 저녁 합천 돼지국밥집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검찰 청장에 대한 뉴스가 끊이지 않는다. 두 사람 중에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은 단연 추 장관이다. 구태여 글을 올리는 이유도 나름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주관적 관점이 강하지만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검찰 개혁 성공해야 한다. 반면 윤총장은 일련의 가족 연계 사건을 통해 법 집행처의 책임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지 오래다. 그 외 여러 가지 결격사유가 있다고 본다. 때문에 언론들이 추장관을 몰아가는 모양새를 마뜩치 않게 보고 있다.

하마 오래된 이야기지만 추장관과 직접적으로 대면했던 것은 1990년대 중후반 부산다대만덕 택지개발특혜의혹사건 때문이다. 여러 가지 옷을 갈아 입었지만 지금의 다대포 아미산 롯데 케슬 자리가 그 현장이다. 개발에 따른 저항과 협박 .회유가 다양한 형태로 있었다. 한창 팔팔하던 때 였다. 조폭을 동원해 암매장 협박까지 있었지만 정면으로 맞섰고 무시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추장관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렇고 저러니 당신이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이후 다대만덕 건은 제2 수서사건으로 회자되며 감사원 특감을 통해 언론과 국정감사의 초미사안이 되었고, 주요 선거때 마다 이슈가 되었다.

물론 속시원히 풀린 것은 없다, 사건의 핵심인물이었던 이영복씨가 워낙에 베팅(.야 가릴 것 없이)을 잘했고, 문제가 제기된 이후에도 검찰총장과 목욕탕을 같이 가는 등 막강한 네트워크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 바람에 화가 난 지역시민사회가 의혹해소 규탄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요한건 그가 구속 이후에도 입에 자물통울 달았기 때문에 더는 밝혀진 것이 없다. 정황을 잘 알 것이라 추정하는 공무원 한명이 목 매달아 자살했고, 김윤환 전 국회의원이 구속됨으로써 외형적인 마무리가 이루어졌다, 이영복은 잠적했다 자수를 하며 2심 징역2년에 집유 4년을 선고 받았다. http://blog.daum.net/bgtkfem/242

/http://blog.daum.net/bgtkfem/243 http://blog.daum.net/bgtkfem/256

단언컨대 나는 그 침묵 (“자신이 로비한 대상을 절대 수사기관에 털어 놓지 않는다”) 의 결과로서 지금이 LCT가 존재한다고 본다. 나아가 검찰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지 않나하는 의구심도 지울 수 없다. 이영복과 관련하여 추적하다 보면 역대 검창총장의 이름이 여럿 등장하고 엮인 것도 중차대한 것이 많다.

아무튼 그때 추장관이 보여준 입장과 자세는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다, 검찰개혁과 관련 다대만덕을 끌어 들인 것은 그 사건을 통해 한 사람의 됨됨이와 정치인으로서 추미애 장관을 말하기 위해서였다. 국감 이후 일부러 찾아가지 않다가 추장관을 다시 만난 것은 4대강 사업이 한창이던 2009년 여름 안동에서 였다. 그때 마음을 담아 고맙다고 했고 그 자세를 견지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추미애 국회의원은 법무부 장관아 돠었고 검찰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언론이 전하듯 작금의 상황을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눈꼴 사나운 것은 윤의 직무정지와 관련 중립 훼손하며 검찰 내부 전부가 들고 일어난 것인양 전하는 언론의 태도때문이다. 왜 그렇게 까지 되었나 ? 진짜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왔나 가 부각되지 않는다. 여론 조사도 추장관이 잘못한 것에 무게가 실렸다. 현재 검찰조직은 총장1, 고둥검사장 7, 검서장 35, 검서 2,040명이다. 과연 이들이 검찰 전부의 목소리일까. 언론은 일부의 목소리만 부각한 한 건 아닌지. 특히 검사 정치중립을 외치며 검사 영혼을 팔지 말자” ...들불처럼 번지는 검찰 반발이라는 기사머리글에서는 실소하고 만다. 영혼을 팔지 말자는 저 집단이 영혼이 있기나 한 것인가.

힘 내시라 추장관

 

2019..11.27 중앙동 백년어서원에서 사람을 꿈꾸는 책 저자로 초대되어 시집 ‘바람이 되는 이유’ 에 수록된 시와 관련된 이야기를 김재홍시인과 토크 형식으로 진행했다. 출간 소회와 살아온 날들, 고향, 부모님, 운환경동, 핵에 대해 주고 받는 식이었다. 그리고 참석자들이 시를 낭송하는 익숙하지만 낯선 장면들 속에 다들 시가 좋다고 해주니 감읍한 밤이었다.

1년전 오늘 그리고 그로부터 1

너무 많이 변했다.

사람과 세상이ᆢ

그러나 안고 간다.

날이 차고 코로나가 다시 설친다. 조심하시고 평안하시라.

11.29

 

가끔 수영강이 아름답게 보일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날이다. 어린 곰솔숲 사이 강물이 볕에 녹아 눈부신... 한참을 지켜봤다. 반짝이며 흐른다는 것 ..더불어 고마운 일이다. 올해 공원의 친구 마지막 행사로 나루공원 그린큐브 잔디 깔기가 끝난 직후였다.

답압에 의해 그린큐브 마당이 헐벗었고, 동절기 쉬는 마당을 고려하여 지금이 적기라 여기고 행사를 벌였다. 못줄 틩겨가며 모 심듯 이식된 잔디가 마당 귀퉁이를 채워가며 새살이 입혀지자 고된 작업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얼굴들이었다. 덕분에 올해 달성 목표 2000천 시간의 기부가 이루어졌다. 총 참여 인원은 670명이었다. 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전한다.

전정이 이루어진 소나무 가지에 송진이 이슬처럼 맺히듯 이래 저래 아픈 세월이 새살돋듯 치유되길 희망한다

2019.11.30

토막말/ 정양

가을 바닷가에

누가 써놓고 간 말

썰물 진 모래밭에 한 줄로 쓴 말

글자가 모두 대문짝만씩해서

하늘에서 읽기가 더 수월할 것 같다

정순아보고자퍼죽껏다씨펄.

씨펄 근처에 도장 찍힌 발자국이 어지럽다

하늘더러 읽어달라고 이렇게 크게 썼는가

무슨 막말이 이렇게 대책도 없이 아름다운가

손등에 얼음 조각을 녹이며 견디던

시리디 시린 통증이 문득 몸에 감긴다

둘러보아도 아무도 없는 가을 바다

저만치서 무식한 밀물이 번득이며 온다

바다는 춥고 토막말이 몸에 저리다

얼음 조각처럼 사라질 토막말을

저녁놀이 진저리치며 새겨 읽는다

작년 오늘 다대포를 떠올리며 ...

12.3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일은 옳지 않다.

폭풍을 두려워하며

폭풍을 바라보는 일은 더욱 옳지 않다.

스스로 폭풍이 되어

머리를 풀고 하늘을 뒤흔드는

저 한 그루 나무를 보라.

스스로 폭풍이 되어

폭풍 속을 나는

저 한 마리 새를 보라.

은사시나뭇잎 사이로

폭풍이 휘몰아치는 밤이 깊어갈지라도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일은 옳지 않다.

폭풍이 지나간 들녘에 핀

한 송이 꽃이 되기를

기다리는 일은 더욱 옳지 않다.

정호승 시인- ‘폭풍-

 

태풍 앞에 서기를 좋아하는 나도 이 비슷한 시를 쓴 적이 있다. 정 시인은 점잖게 말했지만 나는 아예 태풍이 되고자 했다. 요즘 심사는 그러고 싶다. 서울 최재숙의 갑작스런 부고도 그렇고 뻔뻔하기 짝이 없는 검찰들의 기고만장도 그렇고, 거기에 들붙어 대놓고 거짓말하는 언론도 그렇고, 지리산 일정을 뭉개버린 코로나 19도 그렇고 ...

 

1.2. 8 시의회 중회의실
12.9

나는 검찰 개혁을 적극 지지한다

 

12.8

저놈의 달, 오늘은 중천에 떠서는 전에 없이 집 까지 따라 왔다. 별일이다. 니 언제 그랬냐고 괜히. 어문 달한데 불만 토로하고 원망 퍼부었다. 그럼에도 저놈의 달은 그려 그려 하니 더 화가 났다. 야속하고 얄미운 것 그럼에도 늘 치다보는 것

달빛ㅡ이시형

해병대 야외 막사 화장실에 간 송모 중위가 새벽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충성!"위병소 앞 플래시 불빛 요란한 탈영이었다.수십년이 지난 후 안국동 기원에서 앙증맞도록 가느다란 손가락 사이에 에쎄 담배를 끼운 그에게 물었다."아니 그때 왜 그런 거요?"그의 대답이 의외로 간단했다.달빛이 너무나 밝어서...“

12.10
12.11
을숙도 에서

다른 사람한테는 그렇고 그런 날 . 하지만 내게는 이래저래 생각이 많은 날 ... 누군가의 기일이다. 조화 하나 보내고 저녁놀 마주했다.

다시 을숙도에서

오후 4시쯤 을숙도를 찾았다

고니 울음소리 들린다

밥 때가 됐나 보다

남단에서 먹이터를 바꾸자

고니들도 깃드는 자리 바꾸었다

하기사 사람이나 고니나 한끼 양식이 삶의 전부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먹이가 있는 곳에 생명 있는 것들은 늘 아우성이다

겨울해는 짧아 붉게 물든 연대봉

이 도시의 패거리들도

배가 고프다며 가덕도에 파리처럼 엉겨붙었다.

흡사 불구덩이 같다

12.12 시민운동지원센터
12.13

어느날부터인가 저들도 시민사회단체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 시기가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분명치 않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저들의 내건 가치와 활동이 시민사회단체의 범주에 들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가의 차이다.

12.15 동천 무지개 다리 건너며

녹산 간 김에 가덕신공항 예정지 대항 새바지를 다녀 왔다. 녹산 10번 신호등 교차로에서부터 가덕대교를 타고 대항고개를 넘어 새바지에 이르는 길에 내걸린 주민들의 주장들이 섬처럼 떠 있었다.

그 목소리는 신공항반대였지만 언론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다.

머잖아 치마자락 흘러 내리듯 뻗어내린 연대봉 남동사면과 외항포 국수봉 동남사면, 그리고 대항항과 새바지 공유수면은 사라질 것이다. 주민들의 터전이다. 전승되던 육수장망 숭어잡이 요령소리도 사라질 것이다. 그들은 어떤 미래를 맞이할까.

해안 암반지대에서 수달의 배설물 몇 개를 발견했다. 지난밤의 흔적이었다. 수달은 작금의 상황을 알까.

12.17 한파로 동해를 입은 인도 고무나무 심야 귀가길에 만나던 친구다
범일동 밤 -
12.18

.이틀 연짱 행사 준비로 바빴다. 하지만 공들인 것에 비하면 별로 포가 나지 않는 것이 요즘 비대면 행사다. 앞으도 쭉 이런 식이 계속된다면 참 재미없는 세상이 될 것이다. 어쩌다 우리는 이런 세상을 자초하게 된 것일까. 행사 후 서로 수고했다고 나누는 덕담의 시간 조차 눈치를 봐야한다. 무엇인가 이 참담함은 ... 그럼에도 우리는 좀체 낡은 옷을 벗지 못하고 있다.

12.19
12.20

금정산 삼밭골을 다녀왔다. 고별대에서부터 시작하여 나무가 가라는대로 헤집고 다니며 2018~2019년 조사했던 산속 큰나무들의 안부도 물을겸 ... 실은 내일 있을 특강에 대비한 사전 답사였다. 타이틀이 거창하다. '금정산 5000년 소나무 숲 탐방'인데 삼밭골 및 장전공원 일원에 터 잡고 선 최소 100년 이상 노거수들의 나이를 합하면 그 정도 되겠다는 판단에서 그리 작명한 것이다. 솔숲 가운데 굴참나무의 존재도 헤아리고 흉고둘레 3,5 소나무 아래서 시도 나눌 계획이다. 지난주 좀 멀켓다고 한동안 소식 뜸했던 달이 상현달로 떠 올라 반갑기도 했다. 오래도록 쳐다 봤다. 12월 하순에 차오르는 달이라 생각만으로도 걸음이 가볍다.

12.23 사무실에서 된장국을 끓이다
나루공원 어린이 놀이터 조성
해운대 구청 갔다 기장시장에서
화가 치밀어 올라 한 인연을 끊어 내다
12.24 이바구 캠프 송년회 -박정일 본부장과 김현정 대표의 아들
크리스마스 이브 꿈길에 보였다며 긴 통화 나누고
12.25 집 앞 계단에 붙어 있던 개수작
호출 받고 불려나간 친구들과의 민락동 술자리 2차는 가마치 통닭까지
ㅋ크리스마스 밤 세상이 밝다
2017.12.28

 

이런 날이 다시 올수 있을까.

백신은 이런 날을 되돌려 줄 수 있을까

5인 이상 집합 금지, 거리두기가 장려되고 집콕이 모두를 위한 선행이 되는 2020년 막바지, 헤아릴 것은 많은데 ...길을 잃어 버렸다.

12.27 코로나로 지리산 방문이 좌절돠고 송년회를 하다 김아지트
12.29 각지에서 과일들이 오다

돌아 보니 최악의 해 였다. 코로나같은 공통사안도 있었지만 사적 영역에서는 이별의 연속이었다. 참 힘들었다. 혼미한 가운데 개한테 습격 당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또 주변의 위로와 격려, 후원이 있어 아픔을 들고 고통은 반감되었다. 이제 침잠하여 차분히 바라볼 수 있다. 기회를 빌어 감사드린다.

참고로 감귤은 제주에서 왔고, 사과는 문경에서 왔다. 또 어느 분이 뭘 보내주셨다. 실망시키지 말일이다. 묵고 힘내라는 메시지인 바,호시우보의 마음으로 임하겠다.

 

12.30

하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그럼에도 그때 내가 들었던 촛불은 지금도 유효하다.

그런데 이 주춤거림과 셈법은 뭔가 ?

 

 

촛불강

어처구니 없다. 분통터지는 세상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침묵은 반동이다.

모리배들의 가증스러운 거짓말

역겨움에 치()를 떤다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

이 모든 것 청산하지 못한 과거로부터 왔다

친일과 유신 잔당, 자본 혹은

거기 들붙은 온갖 잡놈으로부터

대물림하여 장악한 망조의 나라

차마 아니다 말하지 못하고

숨죽여 왔던 세월, 그리하여 그들의 나라였던

이제는 내 자식과 그 너머의 미래조차

저당 잡혀 자포자기 묻어 왔던 세월

뒤집어

한번도 가보지 못한 민국의 나라로

내 가야 하리니

촛불이 강이 되어 흐른다

자동차 불빛, 자가용 소음 대신

사람들 함성 넘쳐나는 거리

가족, 친구, 연인, 단체, 노조, 동아리, 동호인

혼자서도 외롭지 않아

비로소 세상의 주인으로

외친다 박근혜퇴진 새누리해체

남녀노소 다같이 외친다

실은 더는 비겁하지 않겠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타협하지 않겠다

그래서 역사 앞에 당당하고

후손에 전하는 민국이 길로 가기 위함이다

그리하여 거대한 촛불

어둠을 관통하는 화살처럼

강이 되어 민국의 바다로 향한다 16.12.17

12.31 한해를 마감하며 안녕을 기원하다

'사는 이야기 >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월 지리산 자락 1박  (0) 2021.05.27
辛丑年 1월 ~5월  (0) 2021.05.16
아버지 생신  (0) 2020.11.03
뱀사골 가을 소식  (0) 2020.11.03
함양 여여재 나들이  (0) 2020.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