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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지역과 마을

경동의 통일동산 아파트 신축공사장 옆 단풍나무 숲

by 이성근 2017. 4. 5.


이제 거의 포기했다.  가 봐야 볼 게 없다.  작은 동산 하나  두부모 자르듯 깜쪽같이 베어 낸 통일동산은 언제까지 그 이름 살아 있을 것인가  

그랬다 경동이 아파트 짓는다며  허물어 낸 통일동산 남서사면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웹사이트 지도에서도 통일동산이란 이름 대신 경동 리인 아파트 1단지와 2단지로 표시된다. 

그럼에도 출근하다 말고 발길을 돌려 둘러 본다

공사장 차단벽이 골목을 경계하여 벽처럼 섰다.  저들이 붙여 놓은 아파트  신축공사 개요와 조감도가  실제로 들어서는 날, 그때도 이곳을 지나게 될까

예정에 없던 행보였지만 통일동산 남사면에 무리지어 있는 단풍나무 숲과 만나며 잠시 동안의 평온을 즐겼다.  잊고 있었던 현장이다.

비에 젖은 단풍나무 숲은 전에 느끼지 못했던 신선함으로 다가 왔다.

헤아릴 수 없는 2세목들

씨앗들 아파트 공사로 발가벗긴 채 강간 당한 현장으로 날아가 이렇듯 뿌리 내린다면

아파트가 보여줄 그림?  단지 안에 꾸밀 정원 ? 그  정원의 수목 조차 이식되어 온 나무들로 채워질 것 아닌가.   참 편리한 발상이다.   

그렇다 경동이 수십년 아파트 장사로 재미를 봤겠지만  그 이름에 항상 따라 붙은 수식어는 숲의 파괴자 라는 것이다.  그 낙인은 아무리 언론이 치켜세우고 꾸며주더라도 씻지 못할 낙인이다.   








이 경계들을 더이상 만나지 않고 싶다.

도시라서 그럴 수 밖에 없다는 말도 싫다.   

새로운 도시는 폭력이 아니고 군림이 아니다.  공존이어야 한다.  그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무식하고도 천박한  투기적 건설문화의 극복이다. 

통일동산 동서남북은 이제 출구없이 아파트로 막혀버렸다. 

참 돈 벌기 좋은 나라다 

롯데캐슬이 성을 쌓고 있다.   3149세대  총 30개동이  35층 높이로 들어 선다.  마을  한 가운데 있던 그 소나무들은 어디로 갔을까.


2009년 이맘때



프로방스의 아침풍경 - Day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