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불위 BRT, 오류의 결정판 시청앞 아름드리 느티나무 뽑혀진다
-속도만능 주의에 매몰된 부산시 BRT사업을 규탄한다-
부산시청 앞 지하철 5호선 출구 옆을 지키던 아름드리 느티나무 한그루 졸지에 뿌리 뽑혀 이식 당할 처지에 생겼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26일께 이식 예정이었지만, 환경단체와 일부 시의원의 반대를 의식해 오늘 내일 중 급히 이식이 이루어 질지도 모른다.
부산시청 앞 느티나무는 연산동 청사가 만들어 질 때 식재되었다. 식재 당시부터 다른 나무보다 큰 나무 였다. 20년이 경과한 지금 느티나무의 크기는 수고 13m 나무둘레 2.65m 동서 14m 남북 15m의 수관을 지닌 준수한 외모를 지녔다. 추정 수령은 70년으로 시청 주변 식재목 중 덩치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부산시청 상징목으로서도 손색없고 향후 지역의 대표나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느티나무가 BRT 노선 공사와 향후 교통 흐름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이식될 운명에 처했다. 한 그루 나무의 운명이 공사판 십장의 판단에 좌우되는 것처럼 시 교통국이 여타 기관과 시민의 의견 청취 없이 강행을 노골화 하고 있다.
그동안 부산시는 BRT공사를 벌이며 시민의 보행과 가로수의 존재는 고려하지 않았다. 지난 봄부터 환경단체는 이같은 일방성을 성토. 비난하며 대책마련을 촉구했지만 시민의 불만을 지나가는 소나기 정도로 취급하며 강행을 굽히지 않았다.
한 도시의 행복도 수준은 그 도시민을 위한 가로와 보행을 통해 가늠되어지기도 한다. 그런점에서 본다면 부산시는 일관성도 유연성도 없는 후진적 가로행정의 표본이었다. 가차없는 전정과 벌목, 이식을 식은 죽 먹듯 벌여 왔다. 그렇다고 무차별 이식된 나무들이 잘자라고 있는가 하면 그 또한 의문이다.
그렇다. 이식만이 능사가 아니다. 가장 최선의 답은 존치다. 이정도 규모의 나무가 이식되기 위해서는 나무의 상당부분을 잘라내어야 한다. 이식지까지의 운송을 위해 뿌리 부분은 분을 만들어 부피를 최소화 해야 한다. 이동 거리가 얼마인가에 따라 나무의 스트레스는 비례한다. 그리고 힘들게 이식지로 옮겨져 다시 심어도 살아날 확률은 50%다. 이같은 폐단을 지양하기 위해 노선변경이나 설계변경이 주류화되고 있다.
사정이 이럴진데 이도저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시청 정문 광장 좌우 동산이나 시의회 앞으로 이식되는 것이 그나마 가장 바람직하다.
그런데 부산시는 이같은 경우의 수를 놓고 가장 손쉬운 먼거리의 이식을 선택했다. BRT의 본질이 무엇인가. 조금이라도 자동차 중심의 문화에서 벗어나 대중교통을 활성화하고 보행중심 가로행정의 구현에 있지 않은가. 그런데 실상은 여전히 자동차 중심의 속도주의에 매몰되어 고려되거나 배려되어야 할 가치들은 폐기처분되고 있다.
현재 부산지역에는 교통이 흐름과 배치되는 거대 수목의 존재와 관련 기억되는 두 가지 사례가 시청앞 노고수 이식계획에 비추어 반추된다. 예컨대 사하구 구평동 회화나무와 대청동 영선고개 은행나무는 6차선 산업대로와 4차선 이면도로에 위치하여 베어지거나 이식당할 처지에 있었지만 지역민의 반대와 지혜로운 선택에 의해 지금껏 문제없이 건재하다. 차량들은 아주 잠시 우회할 뿐이다. 그 불편을 시민은 감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시가 이식을 강제한다면 이는 부산시의 도시철학 부재를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나아가 녹색 상상력이 고갈된 회색 민선7기로 규정되는 불행을 감내해야 한다. 그것은 오거돈 시장이 주창한 시민의 미래와는 배치되는 것이다. 대관절 부산시가 추구하는 이 도시의 정체는 무엇인가.
-우리의 주장 -
1. 부산시는 시청앞 느티나무를 존치하라
2. 부산시는 무소불위의 BRT 공사가 야기한 반 가로행정에 대해 반성하라
3. 부산시장은 상생의 지혜로운 문제 해결노력 없이 일방적 공사를 강행하는 담당 책임자를 문책하고 이식을 중단하라
2019년 11월 18일
부산그린트러스트. 부산YWCA, 금정산보존회. 환경보호실천본부. 부산 YMCA, 대천천네트워크, 부산녹색연합. 부산생명의 숲.
시청 앞 느티나무 이식 막아라! 부산 환경단체, 금줄 치고 시위
부산시청 앞에 있는 거대 느티나무가 석대수목원으로 이식될 위기에 처하자 환경단체들이 ‘금줄’을 묶고 결사반대에 나섰다. 부산시청 연산동 청사와 함께 식재된, 시대를 대표하는 느티나무를 존치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연산동 청사 만들어지며 식재
BRT 공사로 수목원 이식 예정
“나무 상징성 무시한 행정” 집회
부산그린트러스트, 부산생명의숲, 금정산보전회, 부산녹색연합 등 부산지역 환경단체들은 18일 오전 7시께 느티나무 주변에 금줄을 치고 “속도 만능 주위에 매몰된 BRT(간선급행버스체계) 공사로 뽑힐 위기에 처한 부산시청의 대표 나무를 존치하라”고 밝혔다. 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 5번 출구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느티나무는 1997년 부산시청 연산동 청사가 만들어지며 식재됐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높이 13m, 둘레 2.65m의 거대 수목으로 성장, 넓은 시청 앞 인도에 커다란 그늘을 제공하는 등 보행자들에게 사랑받던 나무였다. 이 때문에 부산시청 연산동 시대의 상징목이자 향후 지역의 대표 나무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BRT 공사가 진행되며 느티나무는 옮겨질 위기에 처했다. BRT 노선공사와 향후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석대수목원으로 이식하게 된 것이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올해 초부터 “BRT 공사도 좋지만 느티나무를 비롯한 가로수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며 부산시에 주장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아 오는 26일께 옮겨질 계획이었다. 이식 준비의 일환으로 이미 대대적인 가지치기가 진행된 상태다.
금정산보존회 유진철 생태국장은 “보행자 중심, 대중교통 중심을 만든다면서 보행자와 나무의 상징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가장 손쉬운 이식을 선택한 부산시의 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20년 가까이 한자리에서 살아 온 느티나무가 석대수목원에서 다시 적응해 살아남을 확률은 50% 수준”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사하구 구평동 회화나무와 중구 대청동 영선고개 은행나무의 사례를 들며 느티나무의 시청 주변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두 나무는 도로공사로 철거될 위기였지만 지역민의 반대로 인해 차량이 우회하는 방법으로 변경됐다.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상임이사는 “이를 그대로 강행한다면 부산시는 도시철학 부재를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며 “부산부산시청 연산동 청사와 시대를 함께한 느티나무를 시민들이 지켜 달라”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BRT에 밀려나는 시청 앞 70살 느티나무 어찌하나
공사 이후 차로 부족 해결위해 부산시 “해운대수목원으로 이식”
- 환경단체 “고사 우려” 반발 거세
부산시청사 앞의 느티나무를 놓고 부산시와 환경단체가 정면 충돌했다. 시는 BRT(버스중앙차로제) 공사 이후 교통흐름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이식해야 된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는 나무의 ‘역사성’을 고려해 그대로 둬야 한다고 맞선다.
부산그린트러스트와 부산YWCA·금정산보존회·환경보호실천본부 등은 18일 오전 시청 앞에서 느티나무 이식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느티나무에 금줄을 설치하고 ‘시는 BRT 공사가 초래한 가로수 보행행정을 반성하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였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이 나무는 높이 13m 둘레 2.65m로, 시청사 인근 나무 중에 가장 크다. 1997년 연산동청사가 문을 열었을 때부터 이곳에 있었던 나무로, 수령은 70년 정도로 추정된다.
시는 이 나무를 해운대구 석대동 해운대수목원으로 옮기고자 한다. 이에 환경단체는 이 나무의 고사를 우려한다. 이식하려면 일부 가지를 잘라내야 하고, 이식 이후의 생존율도 5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상임이사는 “부산에 BRT를 도입한 의미가 대중교통과 보행문화의 활성화 아닌가”라며 “BRT 공사 때문에 이 나무가 옮겨진다면, 시 스스로 여전히 자동차 중심주의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의회 쪽으로 옮기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해운대수목원으로의 이식은 말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는 이 나무를 그대로 둔다면 시청 앞 간선도로가 2차로로 쪼그라 들 수 있어 이식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나무를 옮기지 않으면 BRT 공사 이후 시청사 앞 중앙대로는 연제구청 방면 좌회전 차로 하나와 양정방면 직진 차로 하나 밖에 남지 않는다”며 “나무가 한 차로를 차지하고 있으면 교통 흐름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의 적극적인 행정을 아쉬워 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구·군이 노거수를 보호한 사례가 몇 차례 있기 때문이다. 사하구는 1980년 구평동 회화나무(수령 160년 추정)를 보호목으로 지정했고, 이 나무는 도로 가운데 그대로 있다.
부산대 김동필(조경학과) 교수는 “BRT 도입으로 인해 부산지역의 수많은 가로수가 제거·이식되고 있다”며 “시는 공사 계획 단계에서부터 가로수 처리를 어떻게 할지 면밀히 검토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시청역 앞 ‘느티나무’ 부산시청 곁 지킨다
18일 부산그린트러스트 등 환경단체가 부산시청 앞 수령 70년 된 느티나무에 금줄을 치고 BRT 공사로 인해 나무를 이식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하고 있다.부산그린트러스트 제공.
속보=BRT(간선급행버스체계) 공사로 부산시청 앞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거대 느티나무(부산일보 11월 18일 11면 보도)가 제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BRT공사로 철거 위기
환경단체·시의회 제동
시의회 주변 이식 ‘가닥’
부산시는 19일 “부산시청 연산동 시대를 대표할 수 있고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느티나무를 시청 일대에 존치시켜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부산시의회 주변이 적당하다고 판단, 느티나무가 생육하기에 적정한지 등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 5번 출구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느티나무는 1997년 부산시청 연산동 청사가 만들어지며 식재됐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높이 13m, 둘레 2.65m의 거대 수목으로 성장해 부산시청 연산동 시대의 상징목이자 향후 지역의 대표 나무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나무였다. 하지만 BRT 공사가 진행되며 노선공사와 향후 교통 흐름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해운대구 석대동 해운대수목원으로 이식될 위기였다.
이에 부산지역 환경단체들은 느티나무에 금줄을 치고 결사 반대에 나섰다. 부산시의회도 부산시 행정에 제동을 걸며 환경단체에 힘을 실어 줬다. 18일 진행된 행정사무감사에서 최영아 시의원은 “부산시청을 상징할 수 있는 나무를 쉽게 해운대수목원으로 보내는 것은 도시철학의 부재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성숙 시의원은 부산시가 이식 예정지로 삼은 해운대수목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시멘트가 땅에 묻혀 있고 배수가 되지 않아 지금 있는 식물들도 고사 위기에 있는 식물원에 상징성을 가진 느티나무를 보내는 것은 부산시의 행정편의주의”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느티나무를 이식하고 BRT 공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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