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오래된 미래

의령 정곡면 백곡리 감나무

이성근 2017. 12. 2. 22:05


고향땅 나무임에도 또 고향을 오가는 길목에 있어 늘 한번 만나보리라 마음 먹었지만 생각뿐이었다. 오늘은 작정하고 찾아 나선 길.  옹이 가득한 줄기를 보고 밑둥치의 넓이를 가늠하지니, 거기다 감나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백곡리 감나무의 존재는 여타의 다른 수종이 가지는 노거수와는 격이 다르다.   누군가 눈 밝은 이가 있어 나무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고맙다

다음은 관련한 글들을 가져 와 보있다.


좌측사진출처: 다음카페 현문수다원 (2012.9.13.)


宜寧 白谷里 감나무   경상남도 의령군 정곡면 법정로2158-15(백곡리)

2008312일에 천연기념물 제492호로 지정되었다. 수령은 약 450년으로 추정된다. 나무의 높이는 28m, 가슴높이의 줄기둘레는 4m이다. 수관 폭은 동서 방향이 19.3m(18), 남북 방향이 15m(12)이다. 줄기는 곧게 자랐고, 그 위에 수관이 잘 발달한 상태이다. 그러나 수관 상층부의 잎은 왜소한 상태이며 결실도 거의 되지 않는다고 한다.

 

줄기는 지상 약 2m 높이에서 사방으로 분지했으나, 서쪽의 큰 가지 두 개는 절단되었다. 줄기에 큰 공동(空洞)이 있어서 전에는 어린아이들이 드나들었을 정도였고, 2003년에 외과처리를 하여 지금은 공동이 메워진 상태이다.

 

보통 감나무의 최고 수명이 200~250년인 것을 감안하면 백곡리 감나무는 나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유실수라는 점에서 그 문화적 가치가 매우 크다.


남해고속도로 함안IC를 빠져나와 북으로 10km쯤 나지막한 산을 뒤에 두른 골안마을 옆에 덩그러니 홀로 자란다. 앞으로 펼쳐지는 남강하류의 넓은 들판이 아늑하고 풍요로워 보이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일대의 흙이 희게 보인다고 하여 행정구역 이름은 백곡리(白谷里). ....일대는 감나무골이라는 지명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예부터 감나무가 많았으며, 그 중 한 그루가 살아남은 것이다.

 

대체로 15세기경 담양 전()씨 전훈선생이 이웃 용덕면 죽전리에 들어오면서 전씨들의 마을로 자리 잡게 되었다. 남강을 끼고 있는 가현리와 백곡리는 임진왜란 당시 병조정랑(兵曹正郞)으로 선조를 모셨고 나중에 영산현감까지 지낸 전시우 선생의 고향이기도 하다. 나무 옆에는 영모재라는 전씨문중 재실이 있고, 부근에는 전씨들의 유허비와 숭모각등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감나무의 규모로 보아서는 임진왜란이 끝나고 선생을 중심으로 전씨 일족들이 마을을 새로 정비할 때 심었다고 생각되며 나이는 약 400년쯤으로 짐작된다. 밭둑의 대추나무, 야산 자락의 밤나무, 마당가의 감나무, 숲속의 돌배나무는 제사상의 맨 앞 과일 줄에 올라가는 조율시리(棗栗柿梨)에 반드시 챙겨야 할 과일나무들이다.

 

감나무를 비롯한 과일나무들은 과일을 매다느라 기력을 너무 소모해 버리는 탓에 오래 살기 어렵다. 사람들은 더 굵고 맛있는 과일나무를 만나면 원래 나무를 배어버리고 다시 심기 일쑤다. 한때 우리나라 감나무는 골프채의 헤드를 만드느라 거의 잘려 나갔다. 지금이야 티타늄이나 메탈이지만 30여 년 전에는 감나무 헤드를 최고품으로 쳤다. 이처럼 여러 이유로 보통 감나무는 백년을 살아남기 어려운 것에 비교하면 최고의 고목나무다. 그래도 자람 상태는 좋은 편이다. 느티나무나 은행나무 고목처럼 웅장한 맛은 없어도 적당한 잎 펼침과 가지 뻗음으로 마치 단정하고 깔끔한 노신사를 보는 듯하다. 아직도 생식활동을 하여 열매를 매단다. 그래도 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 없는 듯, 감꽃은 잎사귀사이에서 제법 찾을 수 있으나 실제 가을에 익는 감은 많아야 10여개 정도라고 한다.

 

나무줄기에는 수백 년을 살아오면서 받은 고통의 역사가 그대로 남아있다. 원줄기는 울룩불룩 크고 작은 혹 투성이이며 세로로는 깊은 주름이 패여 있다. 수없이 상처가 생기고 낫는 과정을 반복했다는 증거이다. 옛날에는 나무속이 텅 비어 있어서 아이들의 놀이터였고 마을 귀신이야기에 단골로 등장하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외과수술이란 이름으로 우레탄 충전제로 꽁꽁 막아버렸다. 출처:천연기념물 492호 의령 백곡리 감나무-월간 문화재 200909월호 /박상진 교수의 나무세상)

 




사진출처: 다음카페 풀빛마당 (2012. 1.23)


Auld Lang Syne - Ace Cann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