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칠엽수
회화나무 1 수령 520년 둘레 5.16m 수고 17m
2013년 태풍 피해 회화나무 수령 300살 (사진출처: 네이브 블로그 후뜰의 궁궐숲 나들이)
1370년 식재된 주목 (사진출처; 네이브 블로그 앉으나 서나 생각)
덕수궁 복원계획, 정원 빠진 ‘반쪽짜리’
문화재청, 덕수궁 복원계획 발표… 전문가들 “역사적 경관·나무 무시, 진정성 훼손 우려”
덕수궁 종합정비 조감도(CG=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이 발표한 덕수궁 복원계획이 국내 첫 서양식 정원의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재청은 올해부터 일제에 의해 변형, 왜곡된 덕수궁의 제 모습 찾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덕수궁은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후 경술국치인 1910년까지 13년간 대한제국의 궁궐로 사용한 곳으로, 당시는 중명전과 옛 경기여고가 있던 자리까지 포함된 넓은 궁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919년 고종이 승하하면서 덕수궁의 궁역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잘려나가고, 궁궐의 전각들은 훼철됐다.
1920년대에는 현재의 덕수궁과 미국대사관 사이에 담장 길이 조성되어 덕수궁이 둘로 쪼개지게 됐고, 조선왕조의 근원인 선원전 영역은 총독의 손에 넘어가 조선저축은행 등에 매각됐으며, 선원전은 헐려 창덕궁으로 옮겨졌다. 또한 덕수궁 중심영역의 공원화 계획으로 돈덕전마저 헐려나가고, 함녕전의 정문이었던 광명문도 지금의 자리로 옮겨져 유물을 보관하는 전시관으로 변해버렸다.
이에 문화재청은 1919년 고종의 승하 이후 제 모습을 잃어버린 덕수궁의 원래 모습을 되찾고자 덕수궁 복원사업을 추진하여 광명문, 돈덕전, 선원전의 원형을 연구해 원래 모습으로 복원해 나갈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2038년까지 3단계에 걸쳐 진전인 선원전, 빈전으로 사용되던 흥덕전, 혼전인 흥복전 등 주요 전각과 부속건물(54동), 배후림(상림원), 궁장 등을 복원해 나갈 예정이다.
올해는 선원전 지역의 발굴조사를 위해 미 대사관에서 사용하던 조선저축은행 사택, 미부대사관 관저 등 건물 9동과 시설물을 철거하고, 철거 전 작년에 완공된 ‘고종의 길’과 철거 건물을 개방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발표된 복원계획이 건축물 복원에 초점이 맞춰져 국내 첫 서양식 정원을 가진 덕수궁의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진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덕수궁 석조전 정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정원으로, 정원 조성 당시 식재한 수목과 조경시설물이 현존하고 있다. 서양식 배식 기법과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근대 조경시설물로서 역사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덕수궁 조경정비 기본계획(2016)’에 따르면 덕수궁은 근대를 대표하는 궁궐로 상징적 의미와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건축물에 대한 복원과 활용 위주의 계획이 진행돼 왔다. 석조전 조성 당시 조영된 서양정원의 식재 수목에 대한 조사도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1938년 덕수궁 대한제국 역사관(석조전) 정원 조성 당시 식재돼 역사적 가치를 지닌 나무는 주목 2주, 등나무 2주, 눈향나무 4주, 향나무 1주, 가시칠엽수 1주 등 10주가 있다.
수령이 오래돼 생태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노거수는 측백나무, 모과나무, 말채나무, 은행나무, 반송, 배롱나무, 처진개벚나무, 은행나무, 살구나무, 회화나무, 가시칠엽수, 상수리나무 등 23주가 자라고 있다. 이 중 회화나무 4그루는 흉고 120cm 이상의 노거수다.
특히 돈덕전 전면에 있는 회화나무와 가시칠엽수는 역사적 가치와 노거수로서 가치를 지닌 나무로 돈덕전 공사 시 차량 답압과 충돌 등에 의한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보호 휀스 등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됐다.
전통정원 전문가는 “덕수궁 조성 당시부터 있던 나무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 같다. 복원한다는 것은 재료적 진정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나마 덕수궁의 역사를 간직한 오래된 나무가 살아있는데, 진정성이 사라진 건축적 복원을 위해 역사를 지우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걱정이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한 “덕수궁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복원하는 원형의 시점이 있을 텐데, 근대 궁궐과 맞지 않는 디자인의 음수대는 그대로 두고, 일제강점기에 들어선 연못에 대한 조치는 왜 빠져 있나? 이후 실시에서 조경 계획도 일부 포함되겠지만, 발표된 자료로만 놓고 봤을 때 철저하게 건축물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권역, 경관, 궁의 구성요소들에 대한 고려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건축물 복원에만 치중하면 덕수궁의 진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조경도 고려 대상에 포함돼 있다. 상림원 등 정원 복원에 대한 기본계획은 다 짜여 있고, 10월 말에 실시설계 결과물이 나올 예정이다. 돈덕전 전면 회화나무와 가시칠엽수는 그대로 두고 죽지 않도록 조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형주 (jeremy28@naver.com) 18.6.19 / 환경과 조경
노래출처: 다음블로그 아름다운 음악여행
Soldier Of Fortune / Deep Pur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