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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어울리기/시사만평-주간 쟁점

6.28~7.2 천안함 북어뢰공격 부정시 7년 징역 입법

by 이성근 2021. 7. 1.

천안함 북어뢰공격 부정시 7년 징역 입법에 진실검증 질식

'타임' 문 대통령 인터뷰에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김종철 선생의 비타협적 사상, 그 안에 시()가 있었다

부인 김건희 "유흥주점 출신? 시간도 이유도 없어"

강민진 “‘쥴리 의혹끌어올린 추미애저질 공격

장모 최은순, “윤석열과 김건희는 라마다 조회장의 소개로 만났다

윤석열 배우자 억울하다는 쥴리인터뷰의 패착

위안부 소녀상 방해꾼, 일본 애국여자들

KBS기자 윤석열 캠프 직행에 KBS 내부에서도 질타 목소리

천안함 북어뢰공격 부정시 7년 징역 입법에 진실검증 질식

장제원 특별법 발의, 정부발표 사실로 단정 이견 제기시 형사처벌 국가가 사실관계를 형벌로 강요하겠다는 것

국민의힘의 한 의원이 천안함 침몰사건을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폭침으로 단정하고 이와 다른 주장을 펴는 이들을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겠다는 특별법 제정을 발의했다.

 

정부가 발표한 사건의 원인에 과학적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여전하고, 사건에 대한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견을 법으로 봉쇄하겠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나아가 표현의자유 뿐 아니라 진실을 밝히겠다는 자유를 말살하고 양심의 자유까지 침해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오후 천안함 폭침 사건 등에 관한 특별법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의 법안을 보면 법 제정의 목적을 천안함 폭침으로 인하여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은 생존 장병 및 유족에 대한 심리상담 등의 지원을 규정하여 이들의 생활안정에 이바지함으로 돼 있다. 문제는 사건의 정의와 처벌규정에 있다.

 

장 의원은 법안에서 천안함 침몰사건의 정의를 “2010326일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 중이던 해군 소속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 어뢰에 의한 공격으로 침몰함에 따라 천안함에 승조한 104명의 장병들이 사망하거나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은 사건으로 규정했다. 장 의원은 그 역사적 · 법률적 정의를 명확히 규정하였다고 평가했다. 역사적 법률적 정의를 내리기엔 과학적 증명이 부족하다는 합리적 의문과 이견이 존재하는데도 사건을 단정했다.

 

장 의원이 발의한 법안 제5조는 벌칙조항으로 천안함 폭침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신문, 잡지, 방송 등 출판물, 정보통신망법상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방법, 전시, 공연, 토론회, 간담회, 기자회견, 집회, 가두연설 발언 등의 방법으로 천안함 사건을 법의 정의와 다르게 주장하면 처벌하도록 한다는 규정하고 있다.

해군이 인양업체를 동원해 지난 2010424일 천안함 함수를 인양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52항을 보면 허위사실 유포행위가 예술·학문, 연구·학설, 시사사건이나 역사의 진행과정에 관한 보도를 위한 것이거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목적을 위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예외조항을 뒀다.

 

장 의원은 현행 형법 및 정보보호법 등에 명예훼손이나 모욕 등에 관한 규정이 있으나, 본 특별법은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였는지 불문하고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진실을 부인·비방·날조하는 행위에 대하여 처벌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존의 명예훼손 법리가 아닌 새로운 방식의 형법적 구성요건과 처벌을 마련한데 그 의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폄훼함으로서 발생하는 사회적 논란을 방지하고 국가가 보호하여야 마땅한 생존 장병과 유족들의 인격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폭침으로 규정한 것은 2010년 정부 합동조사단의 발표일 뿐 과학적 증명의 부족과 폭발순간을 담은 CCTVTOD 동영상(열상감시장비) 등 명백한 증거의 부재 등의 의문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법으로 사실을 규정하고 다른 견해와 관점을 처벌하겠다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진실탐구에 대한 자유의지를 말살하는 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천안함 명예훼손 사건을 변호하고 있는 김종귀 변호사(법무법인 중용)29일 저녁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사건 원인에 대한 천안함 사건의 역사적 검증과 토론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다른 목소리를 냈다고 형사적으로 처벌하겠다는 것 자체가 진실을 발견하고자 하는 노력을 질식시키는 것이라며 이 같은 법률이 표현의 자유를 핵심가치로 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국가가 사실관계에 관해 형벌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강요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며 또한 북한의 폭침이 아니면 생존장병의 명예가 왜 침해된다는 것인지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

 

 

'타임' 문 대통령 인터뷰에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과장과 왜곡, 그리고 외신물신주의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주간지 타임 인터넷판 인터뷰 표지. 타임 홈페이지

 

미국의 시사 격주간지 <타임>(Time)이 최근 호(인터넷판 기준 623)에 문재인 대통령 인터뷰 기사를 보도했다. 퇴임을 1년 조금 못 남긴 문재인의 대북정책을 되짚으며 성과와 한계를 함께 조명했다. 청와대는 대통령 관련 보도와 인터뷰를 누리집(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관행대로 이 기사도 공개했다.

 

이후 이 기사에 대한 국내 반응은 어떤 의미로든 폭발적이었으며 관련 논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인터뷰 내용 어땠기에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자신의 조국을 치유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에 나선다"(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Makes One Last Attempt to Heal His Homeland)라는 제목의 최근 기사에서 <타임>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8919일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북한 주민을 상대로 연설을 한 사실을 언급하며 그 때가 굴곡 많았던 남북 화해 프로세스의 정점이었다고 말했다.

 

<타임>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등 불리한 상황에서 시작됐다면서 그럼에도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을 동계 올림픽에 초대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 18개월 동안 엄청난 속도로 외교의 시간이 전개됐다는 것이다.

 

이 시사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을 겪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제는 바이든 대통령의 '느리지만 실질적인' 진전을 바라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라는 난제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 알고 있다고 전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전부터, 사실 그의 탄생과 삶 자체가 그의 정치적 발자취를 이끌어 왔다면서 한국이 겪은 격동의 상처가 그를 학생운동으로, 인권변호사로, 그리고 결국 청와대로 인도했다고 평가한다.

 

<타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임자의 외교정책 대부분을 뒤집었지만 대북 관련 트럼프 행정부의 모호한 합의는 향후 협상을 위한 토대로 삼기 위해 받아들였다면서 이것이 문 대통령에게는 희망적인 일이 된다고 평가했다.

 

그 외 <타임>이 꼽은 두 가지 문재인 대통령에게 희망적인 상황 가운데 하나는 팬데믹. 코로나19 때문에 북한에 대한 제재가 더 이상 미국의 중요한 압박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북한은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식량 원조까지 거부하며 외부세계와 격리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봉쇄와 제재로 북한을 굴복시킬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임>은 국내 한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재만으로 북한을 무릎 꿇게 하긴 힘들다"는 지적을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교역은 전년 대비 80% 급감했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브로맨스' 이후 미국 공화당의 반대가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공화당의 온건파는 물론이고 친 트럼프 진영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자신들의 대북 정책을 정반대로 뒤집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당으로부터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지지의 목소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상황이다. 빈센트 브루크 전 주한 미군 사령관은 이 문제와 관련해 "한미 양국 모두 진보 정부가 집권한 상황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라고 <타임>에 말했다. 한국, 북한, 미국 모두 "기회의 창"을 엿보고 있는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이 언론은 말한다. 북한이 시간을 끌며 결국 파키스탄처럼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할 것이라는 이유다. 바이든 대통령은 따라서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고, 이런 바이든 대북 정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지연 전술'일 것이라고 이 글은 전망했다.

 

이처럼 매우 적극적이지도, 그렇다고 매우 적대적이지도 않을 바이든식 대북 외교의 '복합성'은 워싱턴에서 이미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이 보도는 말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당장 응답할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협상 노력을 바이든 대통령이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대신 한국 정부를 지지하는 대가로 미국이 얻는 이익이 있다는 것이 바이든 정부의 계산이다. 그것은 바로 대 중국 전략적 동반 파트너 확보다. 중국에 맞서야 하는 미국은 한국 정부의 한반도 화해와 평화 정책에 협력함으로써 대중국 지원군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손해 볼 일이 없는 거래다. 실제 미국은 지난 한미 정상회담 당시 한국의 정보통신 혁신 기술과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지지와 투자를 약속 받았다고 이 언론은 전한다.

 

<타임>은 이러한 문재인 대통령의 집요한 대북 화해 정책은 구체적 성과가 없는 답보 상황에서 국내 문제에 집중하고 싶은 유권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 사이 국내에서는 주택 공급 계획의 난항, 성희롱에 이은 자살 사건 등으로 집권당의 지지가 하락했으며 그것은 일부분 문재인 대통령의 문제일 수도 있다고 <타임>은 지적한다.

 

결국 남북문제에 참신한 아이디어는 없으며 30년 동안 관여-협상-도발-소원-화해라는 순환을 그리고 있는 것이 남북문제고, 또 다음 시도가 있더라도 권태 섞인 한숨이 함께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기자의 주관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는 인터뷰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뭔가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어느 누구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암울한 깨달음이 그의 진정한 유산이 될지 모른다."

 

과장된 해석과 왜곡... 외신물신주의

글 내용 가운데는 한반도 문제, 남북문제, 그리고 국내 일부 이슈와 관련해 심각한 오류와 몰이해도 발견되지만 본래의 취지에 집중하기 위해 그 문제는 생략하기로 하자. 문제는 이 기사에 대한 국내의 반응이었다. 외신 보도에 대해 유독 민감한 것이 한국 여론이지만 과장된 해석과 왜곡에 근거한 편중은 금물이다. 그럼에도 외신을 둘러싼 광적으로 민감한 반응은 지속돼 왔다. 이번 기사도 예외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국민의 힘 소속 윤희숙 의원의 반응. 그는 페이스북에 '우리 대통령이 망상에 빠졌다는데도 청와대는 자랑만, 정상적인 나라 어렵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윤 의원은 "청와대가 자랑하길래 내용을 들여다보니 얼굴이 화끈"거린다면서 홍보전략으로 이 인터뷰를 추진한 청와대가 현실감 없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을 불편하게 만든 것은 '대통령이 망상에 빠졌다는 보도를 청와대가 자랑을 했다'는 것. 그리고 윤 의원에 따르면 그 망상이라는 것이 알고 보면 '대통령에 대해 숨기고 싶어 했던 점을 (해당 보도가) 정확히 집어'냈다는 것이다. 이어 '문 정부는 2017년에도 아무 근거 없이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며 국제사회에 보증을 섰'다면서 우리나라가 우습게 됐다고 주장한다.

 

하나씩 따져보자. '우리 대통령이 망상에 빠졌다'는 이야기는 기자의 말이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본문에는 '다수의 북한 관측통의 시각으로' 그렇다고 쓰여 있다. 이 말을 윤 의원은 마치 해당 언론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망상이라고 보도한 듯 옮겨놓고 있다.

 

국제사회에 북한 보증을 서 우리나라가 우습게 됐다는 말도 근거가 이상하다. 윤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의 내면에 대해 보증을" 섰다면서 그 근거로 "말살·고문·강간 등 반인륜 범죄를 주도한 김을 문대통령은 '정직하다'고 평가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솔직하다고 표현한 것은 그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의 성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아주 솔직하고, 아주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줬다면서 국제적 감각도 있다"도 대답했다. "하지만 혹시 잊을까 해서 밝혀 두자면 김 위원장은 자신의 고모부와 이복형을 냉혹하게 살해했으며 …… 몰살, 고문, 강간, 기근 장기화 야기 등 반인륜 범죄를 주도한 인물"이라고 말한 건 <타임> 기자다. 윤 의원은 기자의 이상한 논리를 따라 대통령이 반인권적 보증을 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한국에서 국내 정치, 특히 대통령 관련 외신의 보도는 유독 민감하다. 유사한 국제적 영향력을 가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도 한국의 경우는 좀 유별난 듯하다. 여기에는 한국인들의 정치적 감수성이 큰 이유도 있지만 국내 언론의 부정적 책임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외신 보도를 접하기 어려웠던 시절 국내 주요 언론들은 정보 접근에 유리한 특권을 이용해 심심치 않게 국내 독자들에게 외신 보도를 왜곡 전달해 왔다. 물론 지금은 인터넷을 비롯해 정보 접속을 용이하게 해주는 수단들이 늘어가면서 과거와 같은 노골적 왜곡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미 국내 언론 보도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많은 독자들은 외신보도에 눈을 돌렸고, 한국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도 외신의 보도를 찾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방송 매체에서도 외신보도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물론 외국에도 외신보도를 전문으로 소개하는 언론들이 있다. 외부의 다른 시각을 통해 국내 이슈를 객관적으로 읽기 위해서다. 프랑스의 <쿠리에 앵테르나시오날>(Courrier international)이 대표적 사례로, 언론의 사회적 기여와 상업적 성공이라는 두 토끼를 다 잡은 성공 케이스다. 이 언론이 성공했던 이유는 시각의 다양성, 관점의 풍요로움을 극대화하려는 본래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국내 언론 환경에서 보는 외신에 대한 태도는 그것과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는 듯하다. 다양성과 풍요로움, 객관적 시각을 위해서라기보다 획일화와 확증 편향, 사실 왜곡을 위한 수단으로 외신이 도용되고 있다. 언론과 독자들은 자신의 생각과 주관적 판단에 근거가 될 만한 외신보도들을 찾아 나서고 급기야 과정과 왜곡까지 서슴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서 결국 외신에 대한 과잉 신뢰에까지 이르게 된다. 국내 상황에 대한 외신의 보도는 그 어떤 국내 언론보다 진실을 담보하는 듯 여긴다. 하지만 상당수의 외신들은 한국 관련 보도를 통신사를 포함한 한국 언론을 근거로 생산한다. 특파원의 직접 취재가 아닌 이상 말이다. 결국 국내 언론이 보도한 것을 외신이 받아 적으면 국내 언론은 다시 그것으로 진실성을 검증 받는 해괴한 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번 <타임>의 기사에서도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보도한 부분들이 있다. 한 가지 예로 '한국이 초기에는 코로나19 방역에 성공을 했지만 현재 백신 접종에서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면서 백신 접종률이 낮은 것을 국내 정치 실패 사례로 들고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은 확진자 발생 규모와 결정적 비례관계에 있으며 백신 접종률이 높은 나라들은 대부분 확진자 규모가 커 국가 보건 체계가 흔들리는 나라들이었다. 영국, 이스라엘 등이 대표적이었으며 백신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이들 국가의 확진자 규모는 다시 상승하고 있다. 철저한 방역 체계가 따라주지 않은 결과다.

 

반면 체계적 방역 수준을 유지하는 한국은 급격한 백신 도입 없이도 최고의 항바이러스 방어 능력을 보여줬으며 그것이 결국 인명 보호 차원은 물론 국내 총생산과 수출의 다른 선진국 대비 비교 우위로 이어졌다.

 

국내 언론과 정치권, 각종 단체가 외신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그 보도 내용을 맹신하고 모든 사실관계의 근거로 삼는 이상 지금까지 한국 언론계에 팽배한 '외신 물신주의'는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옹호하기 위해 특정 외신 보도 또는 '외신' 자체를 우상화하고 성역화 하는 행위, 특히 과장, 왜곡까지 해가며 성역화 하는 행위는 결코 언론과 민주주의의 건강한 공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오마이뉴스

 

김종철 선생의 비타협적 사상, 그 안에 시()가 있었다

김종철 선생의 1주기다. 선생처럼 문학의 외연을 문명 전반으로 확대시킨 비평가는 없다. 폭넓은 사유와 실천의 뿌리는 시의 마음이었다. 낭만주의나 서정성과는 거리가 멀다.

2008시사IN창간 1주년 기념 특강에서 성장이 멈췄다, 춤을 추자라고 말한 김종철 선생(왼쪽)과 이문재 시인.

시사IN 자료

 

교수 월급을 반으로 줄이고 강사 월급을 올려줘야 한다.” “~” 하고 박수가 터져 나왔다. 10여 년 전, 내가 몸담고 있는 대학에서 교양교육 혁신을 준비하면서 김종철(1947~2020) 선생을 초청해 세미나를 연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선생은 위와 같이 말하면서 그리니치 천문대 이야기를 덧붙였다.

 

덴마크 여왕이 별에 관심이 많았던 모양이다. 여왕이 영국을 방문한 길에 그리니치 천문대를 찾았는데, 천문대에서 근무하는 과학자들 행색이 말이 아니었다. 여왕이 천문대장에게 내가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부탁해서 과학자들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하겠소라고 하자, 천문대장은 손사래를 쳤다. “월급 올려주면 연구 안 합니다.” 게다가 연봉이 오르면 엉뚱한 사람들이 몰려온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625일 세상을 떠난 김종철 선생을 생각할 때마다 저 장면이 먼저 떠오른다. 나이 든 교수와 젊은 강사가 모여 앉은 학술회의에서 교수 월급을 깎아서 강사들을 제대로 대우해줘야 한다고 말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선생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른 것은 그르다, 옳은 것은 옳다고 가차 없이 지적했다. 선생의 삶과 사상은 비타협적이었다. 선생이 30년 가까이 한 호도 거르지 않고 발간한 격월간 녹색평론또한 다르지 않았다. 선생은 평생 근원적으로 폭력에 기반한근대 산업문명의 역기능을 전방위에서 비판하고, 그 대안으로 공생공락의 가난한 사회’, 즉 생태 문명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창했다.

 

선생은 공적 지식인이자 실천적 사상가였다. 분단 이후 한국 문단에서 선생처럼 근대문명에 정면으로 맞서온 문학인은 찾아보기 어렵다. 내 좁은 소견이지만, 선생처럼 문학의 외연을 문명 전반으로 확대시킨 비평가는 없다. 선생의 폭넓은 사유와 실천의 뿌리는 시의 마음이었다. 선생의 삶과 사상을 지탱한 시심(詩心)은 낭만주의나 서정성과 거리가 멀다. 선생의 시적 상상력은 민중 전통과 민중 생활에 기반한 비판과 저항정신에서 비롯된다.

 

소년 김종철은, 4·195·16이라는 격변기 속에 기성세대의 허위의식과 권위주의를 목격하면서도 보통 사람과 다른 것을 섬기는시인이 되고자 했다. 1965년 서울대 영문과에 입학하면서 김종철 문학의 나침반을 하나 마련한다.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를 읽은 것이다. 새장 속에 갇힌 새 한 마리, 주인집 문 앞에서 굶어 죽어가는 개 한 마리가 제국의 멸망을 예고한다는 블레이크의 시를 접하고 충격을 받는다. 이후 블레이크의 벌거벗은 정직성’, 민중에 대한 친화력, 그리고 예언자 정신에 사로잡힌다. 선생에 따르면,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말하는 것에서 예언이 나온다. 선생은 시인의 정직함이 바로 위대함이라고 자신의 첫 평론집 시와 역사적 상상력(1978)에 못 박고 있다.

 

블레이크의 시에서 억압적 부르주아 체제에 대하여 가장 근본적인 비판에 도달한 근대 최초의 지식인이자 사상가의 풍모를 발견한 선생은 프란츠 파농의 제3세계(탈식민) 문학론과 1930년대 한국문학에서 문학의 미래를 발굴한다. 다름 아닌 민중문화의 전통과 실감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 선생은 백석·육사·용악의 시에서, 그리고 분단 이후 신동엽과 김수영의 시에서 시의 큰마음을 찾아내고 이를 ()의 문화로 연결시킨다. 선생의 문학과 사상에서 땅(, 대지)은 단순한 메타포가 아니다. ()의 문화는 선생의 비판적 상상력의 거점이자 실천의 현장이고 대안의 발판이다.

 

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

선생은 1983년 미국 대학에 잠시 체류하면서 블레이크 이후 새로운 지도와 만난다. 그간 막연하게 인식하고 있던 에콜로지와 정식으로 마주한 것이다. 1980년대 후반 동구권이 몰락하자 국내 진보 진영은 무기력증에 빠졌다. 마르크스주의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없었다. 모스크바도 워싱턴과 다르지 않게 생산력 제일주의를 내세우며 인간과 지구를 착취했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 문학은 포스트모더니즘이란 망령에 휘둘려 지적 허무주의를 진리처럼 떠받들고 있었다. 선생은 더 이상 기존 진보세력이나 현실이 없는문학에 기대할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문학은 망한 것이었다. 선생은 새로운 문학, 더 큰 문학을 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다. 1991년 격월간 녹색평론을 창간한 것이다.

 

선생의 농적(農的) 가치옹호는 거의 신앙에 가깝다. ‘농의 세계인간이 늘 자신보다도 더 큰 생존의 근원과 테두리를 의식하면서 겸손한 마음으로 이 지상에서 살 수 있게 하는 터전이며, 그런 의미에서 그것은 모든 건강한 지적·윤리적·심미적 사고와 생동의 뿌리를 이루는 종교적 감수성과 덕성이 함양되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선생이 온몸을 바쳐 도달하고자 했던 미래공생공락의 가난한 사회’, 즉 땅에 뿌리박은 지속 가능한 생태사회였다.

 

선생은 문학비평을 시작하던 1970년대 초, 다음과 같이 썼다. “나는 훌륭한 문학이 주는 가장 큰 효과는 우리로 하여금 세계에 대한 근원적 신뢰감을 회복시켜주는 것이라 믿는다.” 종교와 무관한, 호모 사피엔스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비종교 영성이 곧 세계에 대한 근원적 신뢰감이다. 그리고 이 근원에 대한 신뢰감이야말로 곧 시의 마음일 것이다. 선생은 마지막까지 겸손하라고 당부했다. “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 우리가 천지자연 앞에서 겸손해질 때, 인간과 세계가 달리 보일 것이다. 지금, 여기 그 너머가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선생은 2008시사IN창간 1주년 기념 특강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성장이 멈췄다, 춤을 추자.” 그렇다. 경제성장을 멈추고(지금과 같은 개발과 성장은 불가능하다. 공멸을 재촉할 뿐이다), ‘시의 마음을 되찾아야 한다. 우리가 근원에 대한 신뢰감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공유할 때, 우리는 서로 손을 잡고 춤추고 노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우리는 난폭한 생산력 제일주의에 빼앗긴 인간성을 되찾고 지구 생태계 또한 지속가능성을 회복할 것이다.

이문재 (시인·경희대 교수)/시사인

 

부인 김건희 "유흥주점 출신? 시간도 이유도 없어"

유흥주점 출신 의혹에 "쥴리였으면 기억하는 분이 있지 않겠나"

 

[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윤석열 X파일에 자신이 유흥주점 접객원 출신으로 언급된 것에 대해 시간이 없었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X파일에 대해 모두 거짓임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김씨는 30일 뉴스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문에 따르면)제가 거기서 몇 년동안 일을 했고 거기서 에이스(최고)였다고 하더라. 저는 미인파가 아니다. 원래 좀 남자 같고 털털한 스타일이고, 오히려 일중독인 사람이라며 석사학위 두 개나 받고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정말 쥴리를 하고 싶어도 제가 시간이 없었다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쥴리였으면 거기서 일했던 쥴리를 기억하는 분이나 보셨다고 하는 분이 나올 것이라며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가려지게 돼 있다나중에 쥴리를 한번 취재해봐달라. 저는 쥴리를 해야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김씨가 과거 유부남 검사와 동거를 했다는 소문에 대해선 공무원 사회가 얼마나 무서운데 그 검사가 바보인가라며 일방적인 공격이라고 잘라 말했다.

 

동거 중이던 검사와의 해외 여행 출입국 기록이 삭제됐다는 소문엔 공권력을 다 동원해서 출입국 기록을 그걸 지울 수 있으면 좀 가르쳐 달라라며 사회가 자꾸 마타도어로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는데 이래선 우리 국민들이 피해를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공무원 부인으로 한 9년 살았는데, 이런 거짓에 너무 놀아나니까 다 색안경을 끼고 본다. 결국 피해자는 다 국민이라며 거짓과 진실은 반드시 있는데 목소리 큰 사람이 자꾸만 이긴다. 그래도 결국 사실은 사실이고, 진실을 드러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29일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X파일에 대해 선출직 공직자는 능력과 도덕성에 대해 무제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만약 X파일이 출처불명의 아무 근거 없는 일방적인 마타도어를 시중에 막 유포한 것이라고 하면 국민들께서 다 판단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민진 “‘쥴리 의혹끌어올린 추미애저질 공격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의 사생활과 관련된 의혹에 대한 질문에 들어봤다며 이슈화를 했다가 저질 공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추 전 장관은 30<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쥴리라는 인물에 대해 들어봤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들어봤다이걸 방송에서 제가 다 말씀드리긴 어렵다. 대선 후보라는 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관계 이런 게 다 깨끗해야 되지 않나라며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의 재산 약 60억원 대부분이 김씨의 재산이라고 주장하면서 윤 전 총장 본인도 경제공동체 입장에서 부인의 소득 출처에 대해 증명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강민진 정의당 청년대변인은 이에 대해 저질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쥴리가 대체 뭔가 싶었다. 대선 후보 배우자의 과거 직업이 어쨌다느니, 예명이 뭐였다느니 하는 식의 이야기를 시민들이 대체 왜 들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쥴리 의혹에 대해 들어봤다며 공개적으로 밝혀 이슈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추미애 전 장관의 발언은 경악스럽다. 이렇게까지 정치를 저질로 만들어야 하나라고 썼다. 강 대변인은 이런 식의 저질 공격은 하면 할수록 하는 쪽에 손해, 받는 쪽에는 이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추 전 장관은 지난 28일 유튜브 시사타파 티브이(TV)에 출연해 여성이라고 꽃처럼 대접받기 원한다면 항상 여자는 장식일 수밖에 없다페미라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0년 전 인터뷰 기사인 줄 알았다”, “페미니즘은 여성 우월주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하자 추 전 장관은 말의 맥락도 무시한 채 반페미니스트로 몰아가려는 의도라고 강하게 맞섰다.

한편 김건희씨는 이날 공개된 인터넷매체 <뉴스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쥴리 소문과 관련해 소설”, “거짓이라며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장모 최은순, “윤석열과 김건희는 라마다 조회장의 소개로 만났다

경기신문과 열린공감TV 연대 취재진, 최은순 피의자 신문조서단독 입수

윤석열 전 총장 장모 최은순씨가 지난 2011년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딸 김건희(개명전 이름 김명신)씨가 라마다 조 회장소개로 2년 간 교제한 사람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고 진술한 사실이 확인됐다.

 

최씨의 진술서에 등장하는 라마다 조회장은 당시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을 소유하고 있던 삼부토건의 조남욱 전 회장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윤 전 총장과 부인 김건희씨 그리고 삼부토건 조 전 회장 사이의 친분관계가 공식기록을 통해 확인된 셈이다.

최은순의 피의자 신문조서 / 사진=경기신문과 열린공감TV 연대 취재진

 

지난 29일 경기신문과 열린공감TV 연대 취재진은 최씨가 20115월 서울동부지검에서 동업자였던 정대택씨와 맞고소 사건으로 조사를 받을 때 작성했던 피의자 신문조서를 단독 입수했다.

 

 

해당조서에서 최씨는 김명신씨는 아직 결혼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201110월 결혼할 예정이다. 지금 결혼할 사람은 라마다 조회장’(삼부토건 조남욱 전회장)이 소개 시켜준 사람으로 2년 정도 교제했다고 답변했다.

 

최씨의 이 같은 진술은 윤 전 총장이 2009년 무렵부터 조 전 회장 소개로 김건희씨를 만나 결혼했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대목으로, 윤 전 총장과 부인 김건희씨가 삼부토건 조 전 회장의 소개로 만난 사실이 공식기록을 통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최씨와 대질조사를 받았던 정대택씨는 최은순이 사위가 될 사람을 대검 중수2과장을 하는 윤검사라고 했는데도 검사가 작성한 조서에는 이름이 기재되지 않았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현재까지 ‘2012년 결혼하기 전 장모와 처와 관련된 일은 나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부인 김건희씨와 2009년부터 교제해온 사실이 드러난 만큼 29일 대선출마 선언을 한 윤 전 총장의 경우 앞으로 2009년에서 2012년 사이에 처가와 관련된 형사사건 처리과정에서의 역할 또한 검증대상에 포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회장 소개로 윤 전 총장을 만나 교제를 하던 시기에 김건희씨는 모해위증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던 피의자 신분이었다.

 

특히 당시 대검 중수2과장으로 검찰 조직 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었던 윤 전 총장이 혼인신고도 없이 김건희씨가 소유한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아파트에서 동거를 한 의혹에 대해서는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양모 검사 가족에게 보낸 외환송금신청서 / 사진=경기신문과 열린공감TV 연대 취재진

 

정씨는 “2008년 최은순씨 모녀가 친척 명의로 윤 전 총장의 특수부 선배인 양모 검사 가족에게 8800달러를 보낸 외환송금증을 확보해 고발했으나 검찰은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두 모녀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그는 또 윤 전 총장이 결혼하기 한 달 전인 2012213일 수취인을 윤석열로 기재해 김건희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로 등기우편물을 보냈으나 반송 처리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송달이 이뤄졌다며 우편 추적조회 화면을 증거로 제시했다.

소포우편 택배조회 / 사진=경기신문과 열린공감TV 연대 취재진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이 결혼할 생각도 없이 피의자인 김건희씨와 호화 아파트에서 동거를 하고 있었다면 도덕적인 비난뿐만 아니라 형사처벌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씨는 201232일 대검과 법무부에 윤석열 검사가 피의자와 부적절한 동거를 하고 있다며 감찰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고 윤 전 총장은 열흘 뒤인 312일 김건희씨와 대검청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결혼한 후에도 대검의 감찰조사는 20125월까지 계속됐고 정씨가 재차 진정서를 접수한 끝에 20131218일 정직 1개월 처분이 내려졌다. 당시 윤 전 총장은 국정원 댓글부대 수사와 관련해 지시불이행으로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징계사유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징계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은 20172월 대정부 질문에서 윤 전 총장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하다 좌천됐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당시 황 권한대행은 이상돈 국민의 당 의원이 윤석열 검사가 좌천된 후 박영수 특검에서 맹활약중인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윤석열 검사는)지금 말씀한 사안으로 좌천된 게 아니다“(윤검사는)다른 부적절한 일들이 있어 징계를 받았다고 답변한바 있다.

심혁 rkdtjdn10@naver.com

 

윤석열 배우자 억울하다는 쥴리인터뷰의 패착

안철수 ‘MB 아바타처럼 불필요한 이미지 강화, 김건희씨 검증 포인트는 유흥주점 근무여부 아닌 재판·수사 관련 사항

느닷없는 인터뷰 기사가 화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윤석열 X파일에 대해 반박하겠다며 지난달 29일 뉴스버스에 제가 쥴리니 어디 호텔에 호스티스니 별 얘기 다 나오는데 기가 막힌 얘기라며 석사학위 두 개나 받고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정말 쥴리를 하고 싶어도 제가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찌라시나 유튜브 등을 통해 김씨가 유흥주점에서 일하며 쥴리라는 이름을 썼고, 윤 전 총장을 만나기 전에 다른 검사와 동거를 했다는 식의 루머를 반박한 것이다. 이는 긁어 부스럼이다. 김씨가 유흥주점에서 쥴리란 이름으로 일했는지는 대선 주자의 배우자로서 필요한 검증 포인트가 아니며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다. 굳이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없다. ‘쥴리는 지면에 올릴 수 없는 단어였다. 그동안 기자들이 X파일과 찌라시를 보고도 관련 기사를 쓰지 않은 이유다.

 

해당 인터뷰 기사를 자세히보면 뉴스버스는 편집인 주에서 뉴스버스는 합리적 의혹 사항 외 시중 소문에 대해선 사적인 부분도 있어서 김씨의 입장을 묻지 않았는데 의혹 해명 과정에서 격앙된 김씨가 스스로 소문을 언급해가며 입장을 밝혔다당사자의 일방적 주장일 수 있으나, 회자되는 소문의 뚜렷한 근거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이므로 우선 당사자의 입장을 기록해둔다는 차원에서 소문별 김씨의 반박이 담긴 워딩을 가공없이 정리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배우자 김건희씨. 사진=뉴스타파 보도 갈무리

 

전형적으로 실패한 언론대응 사례다. 지난 대선 TV토론에서 안철수 후보가 제가 MB 아바타입니까라고 물으며 안철수‘MB’를 연결했다. 어딘가 떠도는 내용을 스스로 공론화한 이 사례와 비슷하다. 안 후보는 자신이 MB의 아바타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겠지만 이를 들은 국민들은 ‘MB와 관련이 있나보다라는 생각을 강화한다. 당시 언론은 한때 문재인 당시 후보와 양강구도를 이뤘던 안 후보의 결정적 패인 중 하나로 해당 발언으로 꼽았다.

 

이번 김씨의 인터뷰 역시 마찬가지다. 포털 댓글이나 유튜브에서만 나돌던 소문이 김씨의 발언으로 정치인의 입이나 언론에 오르내리며 본격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언론사들은 앞다퉈 김씨가 쥴리를 언급한 부분을 인용보도했고, 라디오 진행자가 쥴리에 대해 들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들은 적 있다고 답하며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김씨의 연관키워드가 쥴리로 굳어진 것이다.

 

김씨의 인터뷰로 윤 전 총장의 대선출마 컨벤션 효과는 많이 상쇄됐다고 할 수 있다. 윤 전 총장은 대선출마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국회 소통관을 찾아 정치부 기자들에게 인사를 나누는 등 소통행보를 보이려 했지만 어김없이 해당 인터뷰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쥴리라는 표현을 제목으로 올린 언론사들을 탓하기 이전에 윤석열 캠프의 언론 전략을 탓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배우자 김건희씨가 뉴스버스 인터뷰 한 뒤 이를 인용한 쥴리 관련 보도가

 

윤 전 총장은 국회 기자들 질문에 대해 해당 인터뷰를 보지 못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 역시 신뢰감을 얻기 힘든 답변이다. 이미 출정식을 마친 캠프에서 후보자 배우자의 인터뷰 사실을 후보가 몰랐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윤 전 총장의 말대로 정말 배우자의 인터뷰 내용을 보지 못했다면 이 역시 심각한 공보라인의 구멍이다.

 

뉴스타파 등이 보도해 이미 공론화된 김씨와 그의 모친 최은순씨 관련 의혹은 쉽게 해명이 어려운 수준이다. 김씨가 대표로 있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가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취임한 이후 기업 등으로부터 뇌물성 협찬을 받았다는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김씨와 최씨가 전주(돈줄)’ 역할을 했다는 의혹 등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이다.

 

또한 최씨는 불법 요양병원 개설과 요양급여 부정 수급 혐의로 기소됐고, 경기도 성남 도촌동 땅 매입과정에서 통장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사문서 위조)로 지난해 기소됐다. 전자의 혐의는 오는 21심 선고일이다.

 

김씨가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면 해명했어야 할 내용은 자신이 유흥주점에서 일했는지, 검사와 동거를 했는지가 아니라 이런 의혹들이다. 윤 전 총장이 대통령에 도전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의 배우자 역시 검증의 대상이다. 이에 더해 김씨와 최씨에게 문제제기를 하는 인물들이 소위 검사빽을 이용해 처벌을 피해가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윤 전 총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밝혀야 할 지점이다.

 

윤 전 총장은 ‘X파일을 괴문서라고 했고, 만약 여권이나 정부기관에서 만들었다면 불법사찰이라며 직접적 해명을 피하고 있다. 지난달 30SBS와 인터뷰를 봐도 해당 문제가 자신이나 처가 관련 의혹이 진짜 문제였다면 정부와의 갈등 국면에서 징계사유 등에 있었어야 하지 않느냐거나 지난 8년간 여야에서 검증을 받았다는 등 내용에 대한 문제가 아닌 정황상 의혹이 사실일 리 없다고 답했다.

 

배우자 김씨는 언론에 밝힐 필요가 없는 선정적인 사생활 부분을 반박한 이상 김씨에게도 추가적인 해명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공적으로 증명돼야 할 부분에 대한 해명은 외면한 채 단지 사생활 관련 루머가 떠도는 것에만 억울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30일 국회 소통관을 찾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노컷뉴스

 

한 가지 덧붙이면, 윤 전 총장이 국회 소통관을 찾은 지난달 30열흘만에 캠프에서 사퇴한 이동훈 전 대변인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 전 대변인이 금품 수수혐의로 입건됐다는 소식이 29일 밤부터 알려졌다. 잘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캠프로 간 참모가 열흘 만에 떠났다. 윤 전 총장 리더십의 문제인지, 아니면 이 전 대변인의 혐의 때문인지, 윤 전 총장은 이 전 대변인의 금품수수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등에 대해 기자들은 궁금하다.

 

제가 개인 신분이지 않나. 경찰 수사 상황에 대해 알 수 없었다.’, ‘앞으로는 좀 더 검증을 철저히 하겠다’, ‘금품수수 사실을 알고 나선 바로 캠프를 떠나도록 했다’, ‘선임 당시에는 알 수 없는 사실이었다등 윤 전 총장이 할 수 있는 대답은 많다. 하지만 이날 소통관을 찾아 기자들과 소통하겠다고 방문한 윤 전 총장은 개인 신상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만 반복했다.

 

이러한 답변 내용과 답변 태도가 오히려 이 전 대변인의 금품수수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인상을 준다는 사실을 모르는 걸까. 공보라인의 한계가 점점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장슬기 기자 wit@mediatoday.co.kr

 

위안부 소녀상 방해꾼, 일본 애국여자들

전쟁범죄 부정하는 일본 젊은 여성들의 퍼포먼스

위안부 소녀상은 단순한 조형물의 차원을 넘어, 역사적 의미를 갖는 '살아 있는 생명체'의 단계에 진입해 있다. 소녀상이 표상하는 의미는 한두 마디로 표현될 수 있는 단계를 이미 넘어서 있다.

 

그래서 소녀상에 대한 일본 극우세력의 경계심과 방해 활동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도쿄에서 자동차도로로 서남쪽 2시간 반 거리인 나고야에서 76일부터 11일까지 열릴 소녀상 전시 행사에 대해서도 그런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소녀상 전시에 맞선 극우 전시회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나고야시 문화진흥사업단이 관리하는 건물에서 이 기간에 행사를 열고자 하는 시민단체는 '표현의 부자유전·그후를 잇는 아이치 모임'이다. 이들은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그후'라는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 맞서 극우세력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9~11일 사이에 같은 건물 같은 층에서 전시회를 연다. 소녀상 전시회를 훼방 놓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201984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 손에 '표현의 부자유전' 팸플릿이 들려있다. 당시 아이치트리엔날레 실행위원회는 개막 사흘 만에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 중단을 결정했다. 연합뉴스

 

이 극우세력은 작년에도 비슷한 행사를 열었다. 위안부 피해자 시설인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집을 '나눔의 돈'으로 표기한 전시물과 "성매매는 일(work)"이라는 현수막이 묘사된 그림 등이 이들의 전시회에 등장했다. 이들은 위안부는 성노예로 착취된 게 아니라 성매매를 한 것이며 성매매는 돈을 벌기 위한 일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성매매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드러냈던 것이다.

 

도쿄와 본토 남단의 중간쯤인 오사카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소녀상 등을 전시하는 '표현의 부자유전-간사이전'716~18일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전시장 측이 '항의가 쇄도해 이용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사용 승인을 취소하는 일이 있었다.

 

이처럼 소녀상 훼방 활동에 나서는 극우들 중에는 "소녀상은 매춘부상이다"라고 말하는 사쿠라이 마코토(桜井誠) 일본제일당 당수 같은 남성들도 있지만, 스키타 미오(杉田水脈) 자민당 중의원 의원이나 야마모토 유미코(山本優美子) 나데시코액션 대표 같은 여성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극우적 관점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나데시코액션(なでしこアクション)'일본여성 행동'으로 번역될 수 있는 단체다. 나데시코는 패랭이꽃도 뜻하지만 '일본 여성'도 뜻한다.

 

나데시코액션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동하는가는, 존 마크 램지어 교수가 424일에 영상 편지를 보낸 사실에서도 느낄 수 있다. 영상 편지를 들어보면, 문제적 위안부 논문을 작성한 램지어 교수가 이 단체에 애착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나데시코액션 홈페이지(http://nadesiko-action.org)에서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일본법학 교수의 2021424일자 영상 편지(Video Message from John Mark Ramseyer, Professor of Japanese Legal Studies at Harvard Law School / APRIL 24, 2021)'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영상에서 램지어는 자신이 금년에 받은 국제적 비판과 관련해 "이는 단순히 개별 교육자에 대한 괴롭힘의 문제가 아니다(This is not a simple matter of the harassment of an individual educator)"라며 "훨씬 더 깊이 뿌리박힌 문제"라고 자평했다. 그는 "내가 참고한 자료의 대다수는 한국인들의 반일 편견 때문에 손상됐다(The majority of the material I consulted was marred by Korean anti-Japanese bias)"는 말로써 자신과 나데시코액션의 공동의 적인 한국인들의 반일 감정을 거론했다. 그런 뒤 '일본 친구들'의 격려에 사의를 표했다.

 

친구들이 없었다면 이 폭풍 같은 공격을 헤쳐 나오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친구들, 일본 친구들의 격려가 없었다면 나는 살아남지 못했을 겁니다.

 

램지어가 이렇게까지 비장한 태도로 나데시코액션에 감사를 표시한 것은 이 방면에서 일본 여성들의 활약이 상당함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 여성들이 위안부 운동을 주도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일본 여성들도 그들 나름의 '위안부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전쟁범죄와 관련한 극우 목소리를 내는 일본 여성들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표현이 있다. '애국여성' 혹은 '애국여자'가 그것이다. 스키타 미오나 야마모토 유미코도 이런 범주에 포함된다.

도쿄에서 열린 일본 극우의 시위 사진. "조선인은 몰살"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있다. 퍼블릭 도메인

 

역사수정주의로 무장한 '애국여자'의 등장

2018년에 <역사비평> 123호에 실린 이은경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의 논문 '현대 일본의 애국여성과 반()위안부 활동'"2000년대 후반부터 20대 일본 여성의 인식이 과거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회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나아가 젊은 여성들이 거리와 인터넷상에서 소리 높여 애국을 외치는 장면이 자주 포착되면서, 이들을 '애국여자'라고 지칭하게 되었고 '애국여성'이라는 용어도 등장했다"고 설명한다.

 

애국여자 혹은 애국여성은 이전에 여성운동을 벌인 인물들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논문은 이렇게 말한다.

 

전후(戰後) 일본에서 이른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은 주로 페미니즘을 비롯한 진보적인 시민운동에 속해 있던 반면, 대체로 보수적인 인식을 가진 주부나 직장여성들은 굳이 거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국제정치나 역사 문제와 같은 이슈, 혹은 애국과 보수 같은 주장들이라면 더더욱 여성과는 무관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랬던 것이, 지금은 광범위한 분야의 여성들이 극우 혹은 보수 목소리를 내면서 거리로 혹은 인터넷으로 몰려나오는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역사문제를 둘러싼 한일관계가 양국 정부 차원을 넘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애국여성들이 가장 주목하는 분야가 위안부 및 소녀상 문제다. 20197월에 개봉된 미키 데자키 감독의 다큐영화 <주전장>에도 소개된 것처럼, 애국여성 스키타 미오는 "자칭 위안부라는 할머니들의 증언밖에 없어요"라는 말로써 피해자들의 신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뿐 아니라 '물증을 보여달라'는 식의 요구를 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소녀상 건립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한국이 아니라 배후의 중국입니다"라며 "돈을 대고 있는 것도 중국이죠"라고 말한다. 소녀상 운동 배후에 중국 자본이 있으며, 일본 산업을 꺾기 위한 중국 자본의 음모가 소녀상 건립을 추동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스키타 미오. <주전장> 스틸컷. 노맨 프로덕션

 

스키타 미오 같은 애국여성들은 남성보다는 여성이 이 문제의 전면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보수·극우세력도 그런 판단 하에 이들을 지지한다. "남성이 나설 경우, 또 다른 가해로 여겨지기 쉽다", "위안부 문제의 성격상 여성이 발신하는 편이 좋은 인상을 주고, 따라서 설득력도 높아진다"는 등의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고 위 논문은 분석한다.

 

이들 애국여성들이 소녀상 건립을 저지하거나 철거하는 활동을 벌일 때에 명분으로 내세우는 논리가 있다. 이민자가 많은 미국과 호주 등에 소녀상이 세워지면 한··일 이민자들 사이에 분열이 조장된다, 이런 소녀상이 일본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낳을 수 있다, 등등의 논리가 그것이다.

 

하지만 그런 동기만으로 소녀상 훼방 활동을 벌이는 게 아니라는 점은 이들의 역사관에서 분명히 확인된다. 이들은 '역사 수정주의'로 무장하고 있다. 이미 정설로 굳어진 일본의 전쟁범죄를 부정하는 극우적 역사관이 이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 역사 수정주의로 무장한 애국여성들이 위안부 범죄를 부인하고 소녀상 활동을 방해한다는 것은 이들의 목표가 일본의 전쟁범죄를 부인하는 데 있음을 알려준다.

 

이는 소녀상을 지키는 연대 활동이 한층 더 강력해질 필요성을 시사한다.

오마이뉴스/ 김종성(qqqkim2000)

 

KBS기자 윤석열 캠프 직행에 KBS 내부에서도 질타 목소리

‘KBS 사장 호위대비판받던 정상화모임 참여 이력

김기흥 부대변인 지금도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아

공영방송 KBS 기자였다가 퇴사 후 곧바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부대변인으로 합류한 김기흥 전 KBS 기자에 대한 비판이 KBS 내부에서 나왔다. 김 전 기자는 지난 25KBS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28일 오전 면직 처리되자 윤석열 캠프에 공식 합류했다.

 

최경영 KBS 기자는 29일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K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김 전 기자의 윤석열 캠프행을 비판했다.

 

그는 기회가 되면 정치, 경제적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게 당연한 세상이다. 그래서 미래의 정치 경제적 사익을 위해 현재 내 공직을 은근슬쩍 이용해도 자신의 양심만 조금 찔릴 뿐, 이제 신경 쓰는 사람이 별로 없다. 세태가 그렇게 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KBS 윤리강령 13항은 “KBS인 중 TV·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그리고 정치 관련 취재·제작 담당자는 공영방송 KBS 이미지의 사적 활용을 막기 위해 해당 직무가 끝난 후 6개월 이내에 정치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규정이다.

 

최 기자는 이 조항을 언급하며 “KBS라는 방송사 이미지를 이용해서 개인의 정치적 사익을 추구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정치할 생각이라면 6개월 정도 지난 후 본인이 다시 새롭게 한 계단씩 밟아 나가는 것이 윤리적이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3KBS 경인방송센터 시사프로그램 인사이드 경인에 출연한 김기흥 전 KBS 기자. 사진=KBS 뉴스 갈무리

 

김 전 기자가 최근까지 1년 넘게 ‘KBS 경인취재센터에서 일했다는 점에서 KBS 윤리강령이 정치 활동을 조건부로 제한한 대상(‘정치 관련 취재·제작 담당자’)이 아니라는 반론도 있지만, 현직 기자가 퇴사 후 정치권으로 직행한 데 대한 비판은 적지 않다.

 

시사평론가 김민하씨는 같은 방송에서 언론이 불나방처럼 권력을 좇는 건 정권 불문하고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윤석열 전 총장이)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는 먼저 정치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면 (중립성이 훼손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검사, 변호사 출신은 쓰지 않아야 하고 언론인을 데려다가 캠프를 꾸리는 일도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2003KBS에 입사한 김 전 기자는 정치·사회부 등에서 활동했다. 일요뉴스타임 앵커와 생방송 일요토론 진행도 맡은 바 있다. 그는 20164·13 총선을 앞두고 당시 정지환 KBS 보도국장을 중심으로 한 ‘KBS기자협회정상화추진모임’(정상화모임)에 이름을 올린 적 있다.

 

KBS 보도본부 간부들을 주축으로 한 정상화모임 100여명은 성명을 통해 자사 보도를 감시하는 KBS 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등을 비난했다. 당시 KBS 안팎에서는 고대영 KBS 사장의 호위대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20186월 출범해 1년 동안 KBS 방송 공정성과 독립성 침해 사례를 조사한 KBS 진실과미래위원회(진미위)정상화모임에 대해 기자들에게 일방적인 편 가르기를 강요하고 편성규약 등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진미위는 정상화모임 참여 여부가 이른바 블랙리스트로 작용했다고 봤다. 이 모임 결성 후 선발된 취재기자 특파원 12명 가운데 10명이 모임 참여자였고 신규 기자 앵커 전원이 모임 가입자 가운데에서 선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영 KBS 사장이 2017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취재진과 KBS 기자들에 둘러싸여 회의장 출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조 KBS본부

 

김 전 기자는 30일 통화에서 정상화모임에 이름을 올렸던 것에 “KBS 기자협회가 과도하게 정치적이라고 생각해 이름을 올렸다. KBS 기자협회의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정상화모임에 서명한 이들은 개별적으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한 사람이 이름을 올리고 한 행위라면 존중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 전 기자는 정상화모임에 억지로 참여한 것도 아니었고, 타당하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해 이름을 올렸다지금도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전 기자는 과거 KBS노동조합 활동 이력도 언급했다. 김 전 기자는 2013년부터 KBS노동조합 중앙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그는 개인 영달을 위해 회사 활동을 한 것이 아니었다라며 “2013년부터 여러 차례 파업이 있었고, 2014년 세월호 당시 삭발하며 (저항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통합노조였던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정연주 전 KBS 사장 불법 해임 사태 등을 거치며 ‘KBS노동조합’(기업노조)전국언론노조 KBS본부’(산별노조)로 나뉘었다. 기존 KBS노동조합이 MB정부의 언론장악을 묵인하는 것에 비판적이었던 KBS 기자·PD들은 200912전국언론노조 KBS본부를 창립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KBS노동조합와 대비해 새노조라고 불렸던 이유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당시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박근혜 청와대의 보도 개입을 폭로했고, 양대 노조(KBS노동조합·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당시 길환영 KBS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파업에 돌입했다. 김 전 기자 발언은 KBS노동조합 일원으로 당시 사장 퇴진 운동에 참여했다는 취지다.

 

김 전 기자는 최경영 기자 비판에 대해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면서도 최 기자처럼 생각하는 분도 있지만, 제 선택을 지지해주시고 격려해주는 분들의 문자와 메시지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